미디어 2.0 – 웹 2.0 시대의 미디어의 역할에 관해서

2008/07/14 – [Reviews] – 한국정치 웹 2.0에 접속하다 – 강원택(2008)
2008/02/26 – [Reasoning] – 공부에 대해서 – 넓이와 깊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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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10점
명승은 지음/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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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방송</p>

</font></strong>대학교 2학년 <비교정치론> 시간이었다. 날도 좋은데, 야외수업이자 하자는 학생들 몇 몇의 권유로 담당 교수와 함께 잔디밭에 앉아서 각자의 꿈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푸는 것으로 수업을 대신했었다. </p>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내가 한말은 “저는 졸업하게 되면, PD가 되고 싶습니다. 여기 지금 종이컵이 있는데, 제가 지금 여러분에게 보여주는 면과, 제가 보고 있는 면은 언제나 다를 수밖에 없고, 그 이면을 보여주는 그런 PD가 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게릴라 방송을 하고 싶은데요.” 여기서 ‘게릴라 방송’은 순전히 Rage Against The Machine의 노래인 ‘Guerrilla Radio’ 이름을 가지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났다. 난 사실 그 이후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살지는 않았고, 다만 ‘조중동’은 쓰레기라는 피상적인 이데올로기적 관념 하나를 안고 있었고, 다른 사회경제적 이슈들과 소수자 정치에 대한 관심, 그리고 대학사회에 대한 생각들을 가지고 공부를 계속했다.

전공을 국제정치경제로 대학원에서 정했을 때에도, 가장 실질적인 ‘민중의 살림살이’에 대한 문제가 단순히 국내의 권력관계 뿐 만 아니라, 세계화라는 국면에서 펼쳐졌음을 생각하면서 살고 싶다는 이유가 가장 강했다. 이를테면 칼 폴라니와 10 여년 전의 Robert. W. Cox 그리고 Antonio Negri, Michael Hardt 등의 논의에 영향을 받은 생각이었다.

여튼, 그런 식의 생각들을 갖고 있었고, 대학원을 다니다가 군대에 왔고, 군대에서 좋았던 점은 누차 이야기 했었지만, 다양한 생각들을 하나 하나씩 책을 통해서 정리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한동안 대안적 담론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동안, 그리고 최근 언론사 입사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게 되면서 그 놈의 웹 2.0 그리고 그 시대에서의 미디어라는 것이 왜 화두인가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웹 2.0 그리고 미디어 2.0

저자가 말하는 미디어 2.0 시대는 이런 거다.

미디어 2.0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미디어 운영방식이기도 하며 이미 바뀌어버린 정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미리 읽고 이에 대처할만한 통찰력을 기르기 위한 개념이다. 따라서 기존 미디어 1.0 시대의 현실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새로운 것만을 강요하는 불편한 신개념이 아니다. 특별히 미디어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미디어 2.0은 작은 곳부터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주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반응하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에서 벗어나 미디어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메시지를 소비하고 심지어 개인이 만든 콘텐츠가 대중을 향해 언론사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유통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p.16).

이러한 시대에 “새로운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젊은이들과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고 싶어하는 기업들, 그리고 미디어를 원하는 대로 소비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은 무엇을 해야하는 가? 그것이 저자의 질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오라일리 미디어 창업자인 오라일리의 웹 2.0 논의에 대한 표다. 그 중심에는 참여와 공유, 그리고 개방이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을 말하자면, 기존의 회사 홍보를 위한 기업의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홈페이지(중요한 정보는 절대로 빼놓고 주요 한정된 인식공동체episteme community-즉 전문가 집단-에만 그것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클레임 정도만 수용하는 홈페이지)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직접참여하며, 소비자들이 구성해내는 지식들을 토대로 기업 경영의 창조성을 추구하는 것.

웹 2.0 시대의 핵심 교훈은 ‘사용자가 가치를 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직 소수의 사용자만 명확한 방법으로 여러분의 응용 프로그램에 가치를 더하는 수고를 할 것이다. 따라서 웹 2.0 회사는 응용 프로그램의 일상적인 사용의 부수 효과(side-effect)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치를 구축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정책들을 설정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웹 2.0 회사들은 더 많은 사용자가 사용할 수록 우수해지는 시스템들을 구축한다.

한동안 우석훈의 <88만원 세대>에서 나왔던 ‘공진화’라는 말을 연상하게 된다.
http://www.cyworld.com/flyinghendrix/160605

Media 1.0

Media 2.0

생산 주체

생산자≠수용자

생산자↔수용자

유통

일방향 단일 유통

다채널 복수 유통

브랜드

권위형 브랜드

개인형 브랜드

정보흐름

정보 집중

정보 분배 · 공유

콘텐츠 성격

권위적, 범용적

종합적, 객관적

즉흥적, 전문적

단편적, 주관적

정보 노출

종합 편집 · 편성

단품 개별 노출

광고

규격화, 정형화

롱테일 광고

출처 : http://ringblog.net/652

이 표를 보면, 저자가 상정하는 미디어 1.0과 2.0의 차이를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미디어 2.0’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서 포착해내고 있지만, 사실 이러한 논의들이 ‘웹’이라는 공간에서 정리되어 이야기되기 때문에 색달라 보일 뿐, 원래 ‘웹’이 처음 등장하던 시절부터 우리가 기대한 ‘웹’의 이미지는 이런 것이었다. 이러한 ‘미디어 2.0’의 이야기가 쉽게 실현되지 않던 이유는 물론 아이디어의 고갈도 있었겠지만, 컴퓨터 저장 매체의 용량의 변화, 그리고 HTML을 에디팅하는 것의 난점 때문에 아무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는 점의 ‘기술적 요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듯하다. 여전히 우리 엄마는 ‘싸이’ 수준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UCC 열풍이 말하듯이, 그리고 블로그들과 다음 아고라가 말해주듯이 웹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그것을 나눈데에 있어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덕택에 이러한 변화라는 것은 점차 가시적으로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미디어 2.0의 시대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면, 이것은 단순히 ‘신세계’의 이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고, 자고, 입는 공간에서 중요한 변화들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는 가시적이다.

각 사회적 사안에 대한 블로거들의 공격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제 더 이상 정부든 기업이든 혹은 사회단체든 언론이든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버티기’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공세’를 펼쳐낸다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확률이 높다.

이를 테면, 최고급 정보가 돌아다니는 곳은 각 부분의 ‘공인된’ 전문가들의 서랍안이 아니라, 이제는 최근에 나타나는 정보들을 구성하고, 다시금 묶어서 그것들을 판별해 다른 사람의 트랙백과 댓글을 통해서 다시금 재차 수정하고 정보들을 구성해 나가는 블로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 2.0 시대의 특징 가운데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콘텐츠 덩어리의 흐름이다. 종합적으로 잘 짜여진 콘텐츠 덩어리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던 미디어 1.0 시대와 달리 인터넷에서는 단일 콘텐츠가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가 뭉텅이로 방향 없이 흘러다니고 있다. 이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소비자(시청자, 독자 등)쪽 역시 콘텐츠 덩어리 속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콘텐츠만 쏙쏙 골라 내기 쉬워졌다. 이는 콘텐츠 덩어리가 커지고 그 흐름이 유기적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데 있어서 소비자의 선택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p.31).

이러한 미디어 2.0의 시대를 저자는 ‘정보 민주화’의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p.61).

미디어 2.0의 시선으로 한국의 지금 그리고 내일을 생각하기

최근 인터넷에 대한 규제적 정책들이 ‘촛불집회’와 ‘다음 아고라’ 덕택에 정부/여당의 입을 통해서 마구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사업법은 발전 막는 ‘개악’…정책 공론화에 불만(경향 7.23일자)(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7231755225&code=920100)
“不通정부의 막장 정책”…네티즌, 정부 인터넷 대책 거센 반발(경향 7.23일자)
(http://www.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7231809275&code=940705)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서 가타부타 하기 전에 과연 이러한 ‘정책’들이 과연 ‘작동’할까라는 의구심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게 된다.

들뢰즈와 네그리를 읽다가 느꼈던 것이지만. 대중의 “역능”과 “일자로 환원되지 않는 힘”을 권력의 ‘권력기계’와 ‘일자’로 만들 수 있을 지가 궁금한거다. 이를 테면, 기존의 권력기관(저자의 표현대로면 미디어 1.0 시대의 관변언론과 국가기구)이 과연 새로운 미디어 2.0이라는 도구를 전혀 새로운 지평에 서 있는 대중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의 문제가 과연 쉬운 문제일까?

물론 미디어 2.0의 시대가 가시적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저자는 ‘낙관’ 혹은 ‘비관’을 삼가고 있고, 나 역시 그렇다. 웹 2.0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지만, 그렇다하여서 한국의 인터넷 미디어라는 것이 완벽하게 독립적인 ‘미디어 2.0’ 정신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 ‘광고부족’에 허덕거리고 기자들의 월급은 동결되기 일쑤이며 지난번 프레시안 사태처럼 종종 자금 난에 문닫는 것을 고려해야 할 때도 있다.

여전히 한국의 1,2,3 등 신문은 ‘조중동’이고. 그들의 영향력은 아무리 감소하였다 하여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조중동’은 신문방송겸업을 기다리면서 신문사업의 쇠락기를 맞아서 광범위한 수준을 포괄하는 ‘미디어 제국’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고, 현재의 언론관계법은 그런 방향으로 ‘개악’되기 일보직전이다.

또 저자가 지적하는 포털과 기성 언론간의 힘겨루기라는 측면 등도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앞으로의 계획 세우기

블로그를 만든지 1년이 되었다. 싸이를 한지는 5년이 되었는 데, 세상 물정모르고 버텼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느낀다. 순순히 그냥 남들이 주는 정보들을 받아먹었다는 측면도 느끼고.

기술을 전유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수준의 것들만 ‘소비’한다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면서 하게 된다.

블로거들의 세상에 진입하는 것, 그리고 그 지평을 단순히 ‘대한민국’에 묶어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기술이 돌아가는 현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혼자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그것들을 통해서 함께 ‘공진화’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세상은 미디어 2.0의 시대를 호명한다.</span> </td> </tr> </tbody> </table>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