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기 ③ – 기장 해동 용궁사

2008/10/06 – [Culture/Travel & Play] – 부산 여행기 ① – PIFF 개막식

2008/10/07 – [Culture/Travel & Play] – 부산 여행기 ② – PIFF 10/3 예매기

부산에 오기 전, 친구에게 부산에 어데가면 좋은지에 대해서 많이도 물어보았다. 그 중에 안소연이라는 내 친구는 꼭! 해동 용궁사에 가보라했다. “그래봐야 ‘절’ 아이가?!”라고 캤지만, 그래도 꼭 가보라 했다.

그래서 스펀지에서 영화 예매를 마치고 점심 먹기 전에 시간이 좀 뜨자. 해운대에서 가깝다는 말만 듣고, 또 택시를 질렀다(이번엔 7000원 -_-;;). 자금 난의 시작은 10월 3일의 택시비에서 출발했던 것이 사실이긴 한데. 어쨌거나.

택시 아재와 한참 수다를 떨다보이, 해동 용궁사에 도착했다. 부산이 확실히 해양 도시인 것은, 도심 한복판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곧 바다가 나오고, 바닷가의 ‘갯내’를 맡다가도 조금만 또 진입하면 ‘메트로폴리스 시티’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제일 먼저 12지신상이 나왔다. 그리고 개띠 신상은 어떤가 쳐다 봤더니..

곰과 같은 개 신상이 나오고야 말았다. 이걸 개라 불러야 할 것인가? 여튼.

용궁사를 설명하는 팻말이 있다.

항상 사찰에 갈 때는 그렇지만, 가면 갈수록 오르막. 헤비스모커인데다가, 날씨도 좀 더워. 들고 다닌 옷이 귀찮기 시작하고, 카메라도 무겁기 시작한다.

하지만 곧 내리막이 이어졌고. 해동 용궁사의 예쁜 풍경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느끼끼에 아무리 봐도 여기는 ‘선사’와는 좀 다른 화려함에 대해서 생각하는 절. 신라의 영향이었을까?

계단을 좀 내려가자, 드디아 기다려 마지 않던 바다가 보인다. 사찰에서 파도가 움실대는 바다(여기는 아무래도 동해 쪽이다.. 부산은 동해와 남해를 같이 느낄 수 있는 도시가 아니던가(!)).

관광을 마치고 올라오는 아지매들도 눈에 띈다. 따가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함께 몸에 부딪히는 데…

해안 절벽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보이는 학업성취불. 어제나 그제나 엄마들의 걱정이란, 종파와 상관없이 아이들의 입신 양명 아니던가.. 씁슬하면서도 결국 이게 ‘대한민국’이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기복신앙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어떤 사회가 될 것인가??

높은 곳에서 본 절의 정경..

불상이 꼭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 같다는 느낌. 아마 뱃사람들에게 이런 수호신은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용궁사에서 볼 수 있는 만점짜리 바다 절경들이다. 이 것 때문에 안소연씨는 나한테 꼭 용궁사에 가라고 했었구나 싶었다.

절을 돌아다니다가 완전 압권이었던. “인생(人生)” 이라는 시다. 아시겠는가?? 왜 압권인지?? 아.. 인권이형… 도현이형..

그리고

조금만 높은 곳에 가면 느낄 수 있는 바다와 절의 환상적인 조화.. 예전에 통영가서도 느꼈었지만.. 참 바다와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조화는.. 도시라는 회색빛의 감성에 색깔을 입혀준다.

예전에 역사책을 읽다가 알게 된 이야기지만.. 항상 예쁜 불상은 대체로 석공들이 자신의 아내 혹은 애인을 생각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예쁜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맞다. 바로 그런 것 같다. 자신의 갈망하는 비너스는 부처가 된다.

이제는 ‘쫌’ 득남불/득녀불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나?? 할매들이 얼마나 손주 고추를 갈망하면서 며늘아이를 닥달했을까? 이 땡초의 배때기는 사람들이 문질러서 시커매 진 것일까??

두시간 여를 돌다보니 배도 고파지고, 영화시간도 압박이 와서. “이번엔 낚이지 않아”를 생각하면서 밖에 나갔더니, 의외로 버스는 빠른 순환속도를 자랑하며 다녔다. 하여간 괜히 설레발에 택시비만 지르는 10월 3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