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픈 밤, 잠들지 못한 눈들을 위한 진혼곡 –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2008

<a href=”http://submania.dothome.co.kr/wp-content/uploads/1/nk3.mp3” 05. Romance- Yuhki Kuramoto.mp3 />nk3.mp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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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left><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9002&ttbkey=ttbpanic822253001&COPYPaper=1">밤은 노래한다</A> – <IMG alt=10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10.gif" border=0>
김연수 지음/문학과지성사</TD>
<IMG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cover/8932019002_1.jpg" borde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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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112a75>이 노래가 머릿속에서 울려

</FONT>**

<밤은 노래한다="">를 읽고,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떠올랐다. 희수(신민아)의 첼로 연습장에 다가갔을 때, 이병헌이 느꼈을 그 따뜻함. 그 느낌이 자꾸만 생각난다. 김해연이 이정희를 만났을 때가 그렇지 않았을까? > 그렇게 정희가 웃었다. 눈썹이 반달 모양으로 휘어지고, 볼이 둥그래지면서 얼굴이 환했다. 그런데도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는 그저 손을 뻗어 정희의 손을 만지는 일, 정희의 손을 만지고 또 만지는 일, 그래서 정희에게 ‘”내 손이 그렇게 좋아요?”라는 물음을 듣는 일. 맞아요. 당신 손이 그렇게 좋아요. 남경의 소년이었다면 그 때 내 눈을 보고 그런 말을 읽었을지도 모른다(p.41). > > 나는 햇살이 눈부시도록 환한 오월의 영국더기에 정희와 함께 앉아 있다. 우리는 막심 고리키의 <데츠트보>에 대해, 니콜라예프스키 항의 풍경들에 대해,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나 직장의 동료들의 특이한 행태에 대해, 혹은 더 할 말이 없으면 괴테의 소설이나 기타하라 하쿠슈의 시에 대해 하염없이 나눈다. 아편에 취해 있을 때, 정희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내 눈앞에 살아 있다. 손을 뻗으면 그 살을 만질 수 있고 가까이 가면 향기를 느낄 수 있다(p.82). > > 경성우체국 앞 은행나무 그늘을 걸어가다가는 문득 용정에 남은 사람들에게 은행잎만큼의 사연을 엽서에 담아 보낼 것이며, 장곡천정(長谷川町)의 끽다점에 앉아 각설탕을 매만지며 영국더기 언덕에 앉아 그 무슨 얘기든 한없이 내게 중얼거리던 정희의 목소리가 얼마나 달콤했었는지 생각할 것이다. 바람이 달라지면, 그때마다. 설사 계절이 바뀌지 않더라도(p.141). > </BLOCKQUOTE> > > 사람은 사랑을 하면서 변화하게 된다. > > > “여자부터 우선 사랑해보고 그 다음에 떠들어라. 내가 너라면 만철 따위를 위해 측량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잘 둘러봐,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광야야. 광야가 뭔지 알아? 자신을 하찬게 여기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자들이 머무르는 곳이지. …..”(p.25) > > > > 나카지마는 눈을 감고 하이네의 시를 읊었다. > > > > <FONT color=#0686a8>**어떻게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잘 수 있니. > >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너는 알겠지? > > 옛날의 분노가 다시 찾아오면, > > 나는 나의 멍에를 때려 부수겠어.</p> > > > > 너는 그 옛 노래를 알고 있니? > > 그 옛날 한 죽은 소년이 > > 한밤중에 사랑하는 여인을 > > 제 무덤 속으로 불러들였다는 노래 말야 > > > > 내 말을 믿어줘, 너 참으로 > > 아름다운 나의 사랑아, > > 나는 아직 살아 있고, 모든 > > 주검들보다 훨씬 힘이 세지!</STRONG> > > </FONT> > > “그렇다면 나도 사랑이란 걸 한번 해보죠.” > > 그 말에 나카지마가 한쪽 눈을 치켜떴다가 다시 감았다. > > “그건 네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거야.” > > (pp.26-27) > > </BLOCKQUOTE> > > 그냥 그럭 저럭 식민지에서 먹고 살만했고, 필요에 의해서 ‘심장의 떨림’ 없이 살아왔던 김해연은 ‘이정희’라는 여자 때문에 전혀 다른 삶의 굴곡을 겪게 된다. > > > > 오다기리조가 나온 영화 <유레루>을 떠올려 본다. > >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45" target=_blank>2008/01/28 – [Reviews/Films] – 형을 만나러가자! (유레루, 2006)</A> > > > > <유레루>에서는 자신과 살을 섞었던 여자가 다리 밑에서 떨어진다. > > > > > > 자신과 엇그제 까지 살을 섞었던 여자의 자살. 그 때 드는 상실감을 알 수 있을까? 어제까지의 그녀의 체취와 그녀의 눈동자에 맺혔던 상과, 그녀의 콧김을, 그리고 그녀의 몸 뒤척임이 느껴지는데.. 그녀는 죽었다. 그 상실감. 과연 알 수 있을까? 난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데, 겪었을 때란… > > > > 김해연의 1년에 이어지는 먹먹함으로 인한 실어증과, 아편중독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 > >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이 하는 말 “다시 한 번 말해봐요.” “나한테 왜 그랬죠?” > > > > > > 김해연 역시 자신을 ‘사랑’이라는 덫을 통해서 바꿔버린 남자들에게 그 질문을 한다. > > > > > “정희가 죽은 뒤, 나는 항상 사람을 죽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지. 나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까? 가령 필요하다면 친구의 머리에도 총을 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자신의 이사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가 죽어가는데도 외면하는, 그런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걸까? 그런 게 늘 궁금했어. 다들 세상은 그런 곳이라고 말했으니까. 누군가를 죽여보며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니까. 이제 좋은 기회가 왔는데, 그런 기분을 느껴볼 틈도 없이 죽을 것 같네. 사람을 죽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할 때마다 내가 떠올린 사람은 당신이었지. 지금 마음에 드는 건 그거 하나뿐인데, 어떡할까? 당신으로도 부족할 것 같아서 말인데. 그게 못내 아쉬워.”(p.302)</BLOCKQUOTE> > > > > > > > > > 달콤한 인생에서 희수가 켜던 첼로소리의 Romance가 귀에서 맴맴 거린다. > > > > > > 이정희에게 김해연이 사랑이었냐는 질문을 하게 된다. 김해연은 그 물음 때문에 죽지 못하고, 그 물음 때문에 멈추지 않는 성장을 하지만. 그 때문에 또한 마음 한켠은 황폐해 있었다. > > > > > > 1920년대의 안세훈, 박도만, 최도식, 이정희의 평우동맹의 수단으로써, 도구로써, 일본군의 정보를 염탐하기 위해서 동원된 것 아니었냐는… > > > > > > 하지만, 그것들이 중요한 것이었을까? 어쩌면 더 중요한 건 ‘그녀에게 난 무엇이었냐?’이기도 하지만,  ‘나한테 그녀녀는 무엇이었냐?”도 중요하지 않을까? 김연수는 후자의 손을 등러주지만… > > > > > > > > > > > > > > > > > > > “그건 댁네 때문이었습지. 이정희가 댁네에게 죄다 덤터기를 씌우고 그날 박길룡을 따라 유격구로 들어갔으믄 아무 일이 없었겠스꼬마. 긴데 그리하지 않겠노라고 버텼습지. 내가 찾아갔을 때는 이미 약을 먹고 죽어가고 있었소.”(p.316) > > > > > > > > > > > > > **<FONT color=#112a75>‘빠진 고리’ 채우기 – 김연수의 작업 > > > </FONT>** > > > 김연수의 소설이 좋아지는 중이다. 사실 읽다보면 불편하고, 먹먹할 때가 있다. <사랑이라니, 선영아> 정도가 즐거운 ‘잽’을 날리는 소설이었다면,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읽었을 때 왔던 ’91년 5월’의 답답한 정서. 절대 지지 않았을 학생운동의 불패신화가 깨졌을 때의 전대협 세대의 상실감.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기에, 그 불편함은 남아있었다. > > > > > > 내가 그 시대를 체험하지 않았지만, 나를 그 시대까지 강하게 추인해주었다. > > > > > > > > > > > > > > > <DIV class=ttbReview>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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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left><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398X&ttbkey=ttbpanic822253001&COPYPaper=1">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A> – <IMG alt=10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10.gif" border=0>
김연수 지음/문학동네</TD> > > > > > >
> > > <IMG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sum/895460398x_1.jpg" border=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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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left><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883336&ttbkey=ttbpanic822253001&COPYPaper=1">사랑이라니, 선영아</A> – <IMG alt=10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10.gif" border=0>
김연수 지음/작가정신</TD> > > > > > >
> > > <IMG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sum/8972883336_1.jpg" border=0> > > >
</DIV> > > > > > > > > > 며칠 전, 승주나무님(<http://jagong.sisain.co.kr/344>)의 블로그에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읽었는데, 김연수의 소설을 ‘빠진 고리’를 채워주는 소설이라 했다. 인류학의 용어를 차용한 건데. > > > > > > 기억하지만, 기록할 수 없었던 시대에 대한 서사. > > > > > > 1930년대 초반의 ‘민생단’ 사건. > > > > > > 중국 공산당의 만주 정책과, 민족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과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의 헤게모니 다툼. 그리고 서로 간의 불신. 그것을 계속 악화시키는 일제 ‘토벌군’의 진압 작전 등이 엉켜서 결국에는 끔칙한 참상을 만들어 낸다. > > > > > > 그것도 일본군에게 토벌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겨눈 ‘민생단’이라는 신기루 때문에… 서로에게 ‘민생단’이라는 이름을 씌우는 것. 중세의 마녀 재판처럼 ‘이성’은 마비되고, 자신의 살가죽이 느꼈던 정서대로, 연약함을 감추기 위한 강인한 척들의 남발. 혁명적 정서의 프로파간다는. 더욱 사태를 악화시켰고, 서로를 학살하게 추인한다. > > > > > > > **<FONT color=#c8056a>나는 눈을 감았다. 눈동자. 내 눈동자. 두 개의 검은 눈동자. 어둠을 보지 못하고, 또 믿지 못하는 두 개의 검은 눈동자(p.226).</FONT>**</BLOCKQUOTE> > > > > ‘연변’… ‘길림성’…. 우리가 ‘연변 총각’을 무시하면서 비웃음의 소재로 삼았었는데, 그 땅의 조선족들에게는 그런 피의 역사와 ‘배신’의 역사가 있고, ‘생존’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쳤던 사람들의 피의 기록이 있다. > > > > > > > > 그들에 대해서 단순하게 ‘시혜”호혜’의 관점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 지”에 대한 기록을 남겨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 > > > > > > 그리고, 김일성. 박헌영. 이현상. 등의 해방 전후 활동들에 대해서 ‘정서적’ 접근이 가능해진다는.. 한홍구 선생의 말이 무슨 말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난 심지어 이들을 통해서 ‘교조적 주체사상파’가 어떤 ‘정서’를 공유하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 > > > > > > > > 작년, 소설을 본격적으로 읽을 때 처음 잡았던 건. 김영하였다. 지금 드는 생각은 김영하는 ‘글 빨’이라는 기술에다가 인터뷰를 통해서 ‘반찬’을 살짝 얹어놓았다는 거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읽었던 정이현 20대의 정서라는 ‘드레싱’을 자신의 샐러드인 글 위에다가 입혔다는 느낌이다. > > > > > > > > 그들의 글쓰기를 읽다가 김연수를 만나니, 김연수는 꾹꾹 눌러 만들어 놓은 엄마의 도시락인 듯하다. 반찬 하나 하나 투박하지만, 영양이 듬뿍 든 그런 엄마의 도시락. > > > > > > > > ‘공부하는 작가’가 무슨 말인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본다. <여행할 권리="">에 나왔던 그 중국에서의 여행이라는 것이 이 것을 위한 것이었다. > > > > > > > >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55" target=_blank>2008/10/11 – [Reviews/Books] – 어느 국경을 넘고자 했던 이의 여행기 – 김연수, <여행할 권리="">, 2008</A> > > > > > > > > <DIV class=ttbReview> >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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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left><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71430&ttbkey=ttbpanic822253001&COPYPaper=1">여행할 권리</A> – <IMG alt=10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10.gif" border=0>
김연수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TD> > > > > > > > >
> > > > <IMG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sum/8936471430_1.jpg" border=0> > > > >
</DIV> > > > > > > > > > > > > 김연수가 <밤은 노래한다="">를 통해서, ‘민족주의’를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서 보편적인 무언가를 찾으려 하는 시도를 한다. 그 시도들이 어떤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당장은 물론 아니겠지만. ‘국내용 문학’을 넘어갔으면 좋겠다. 그의 소망처럼. 국경을 넘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