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하지도 않고, 엄밀하지도 않은 팩션 : 이수광,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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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left><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55530X&ttbkey=ttbpanic822253001&COPYPaper=1">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A> – <IMG alt=4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4.gif" border=0>
이수광 지음/다산초당(다산북스)</TD>
<IMG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cover/899255530x_1.jpg" borde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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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style=”BORDER-COLLAPSE: collapse” cellSpacing=1 cellPadding=1 width=610 bgColor=#d6f3f9>

 관련 글</p>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69" target=_blank>2008/10/28 – [Reviews/Books] – 모던 보이의 ‘모던한’ 사랑하기? – 이지민, 모던보이, 문학동네, 2008</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71" target=_blank>2008/10/30 – [Reviews/Books] – 20년대엔 모두다 망국의 한에 울었을까? – 권보드래, <연애의 시대="">, 현실문화연구 – ①</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72" target=_blank>2008/10/30 – [Reviews/Books] – 20년대에는 모두다 망국의 한에 울었을까? – 권보드래, <연애의 시대="">, 현실문화연구 – ②</A>
</TD></TR></TBODY></TABLE>
읽고 나서 책값 13,000원을 카지노 하다가 한판에 날린 기분이었다. 요즘 한참 관심이 생긴 문화사, 사회사에 대한 책 읽기가 지지부진해질까 걱정한다. </p>

세 가지만 지적해야겠다.

<FONT color=#112a75>1. 소개의 신선함을 소화하기에 저자는 너무나 ‘진부’하다.
</FONT>

“부인을 다시는 외롭지 하지 않게 하겠소. 내 이제 부인만을 사랑하리다. 하늘에 맹세하려면 맹세할 수 있소.”
임광재는 뿌리치는 현숙공주의 손을 더욱 억세게 잡아당겨 가슴에 안았다. 임광재는 이미 수많은 여인을 농락해온 사내였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던가. 마음이 풀린 현숙공주는 임광재가 성종으로부터 중벌을 받지 않기 위해 대궐에 들어가 대비에게 사위를 용서해달라고 청했다. 대비는 현숙공주의 친정어머니인 안순왕후였다.

안순황후(!)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서 아들에게 돌아가야 할 보위를 성종에게 넘긴 뒤 혹시라도 나이 어린 아들에게 역모죄를 덮어씌울까 봐 노심초사했다. 비록 대비라고 해도 성종에게 어른으로 행세할 수 없었다(p.87).
</BLOCKQUOTE>요정도 수준인 것 같다. <FONT color=#801fbf>지금이나 그 때나 통용될 법하게 엮어다가 막 때려넣는…. 딱 대하드라마 수준의 문법이다.</FONT> 그렇다고 해서 참신한 소재를 발굴한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 때 읽는 <이야기 한국사=""> 수준(요즘엔 훨씬 더 좋은 교재가 많다.)의 책만 읽어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뽑아다가 넣은 느낌이다. </p>

게다가 ‘오타’까지 나오니 믿음이 더 안 간다.

이 책이 진부한 결정적인 이유는, 봉건적 사고와 가부장 이데올로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배제하고 “지금이야 이렇지만, 그 때는 이랬다”식으로 대충 덮고 넘어가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 있다.

<FONT color=#174600>조선시대는 연애, 사랑, 여색을 철저하게 배격했다.</FONT> 성리학이 조선시대 통치 이념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대부는 여자를 돌같이 보아야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빠져드는 것마저 경계했다. 혼례도 중매자가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었고 남녀는 반드시 내외를 해야만 했다. 성리학의 대가大家로서 이상 국가를 실현하려고 했던 <FONT color=#174600>조광조의 일화 중에 이웃집 처녀가 그의 글 읽는 소리가 하도 낭랑하여 담을 넘어와 사랑을 고백하지만 오히려 조광조에게 회초리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있다</FONT>(p.4).

<FONT color=#174600>진실로 아름다운 사랑은 오랫동안 변치 않는 남녀의 깊은 사랑일 것이다.</FONT> 조선시대라고 왜 이런 사랑이 없겠는가. 열병 같은 사랑도 있지만 우리의 가슴을 보슬비처럼 젖게 만드는 지고지순한 사랑도 있다. …… 일생 중에 신부가 가장 아름다운 밤, 초야를 앞두고 신랑 신부가 사랑을 고백하면서 써 내려간 시구의 내용은 둘째로 치고, 그 정경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가(p.6).
</BLOCKQUOTE>두 가지만 지적해보자.

첫 째, <FONT color=#320251>조선시대 전체는 ‘연애, 사랑, 여색’을 철저하게 배제하지 않았다.</FONT> 일단 ‘연애’라는 말이 탄생한 것은 1920년대이니까(관련글 :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71" target=_blank><FONT color=#193da9>2008/10/30 – [Reviews/Books] – 20년대엔 모두다 망국의 한에 울었을까? – 권보드래, <연애의 시대="">, 현실문화연구 – ①</FONT></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72" target=_blank><FONT color=#193da9>2008/10/30 – [Reviews/Books] – 20년대에는 모두다 망국의 한에 울었을까? – 권보드래, <연애의 시대="">, 현실문화연구 – ②</FONT></A>) 일단 틀렸다. 그리고 조광조가 이웃집 처녀에게 회초리를 때린 건, 그 시대의 모든 사대부가 그랬다는 증명이 아니라, 조광조만 그랬다. 그 시대(훈구파가 사림에게 밀리기 이전)는 그렇게 가부장제가 강하게 뿌리내린 시대가 아니다. 그가 ‘연애 양상’에 감정이라는 부분을 다루렸다면, 그리고 거기에 ‘연애, 사랑’을 붙이렸고 했다면 그의 근대적 소설 기법보다는 훨씬 더 정교하게 그 말들을 다뤘어야 한다. 그리고 ‘여색’이라는 말은 더 조심해서 써야 한다. 이유까지 말하기엔 내 입이 부끄럽다. </p>

둘 째, 뒤의 단락이 과연 21세기에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인가? <FONT color=#610334>‘진실로 아름다운 사랑은 오랫동안 변치 않는 남녀의 깊은 사랑’일 거라고 말하는 21세기의 이수광이란 소설가는 이제 최소한 ‘연애소설’은 쓰기 말아야 할 것 같다. 순수하거나, 연애를 잊어먹어서, 예전의 연애 무용담을 떠올렸거나.
</FONT>
<FONT color=#112a75>2. 구성의 봉건성.</FONT>

<조선왕조실록>이 뼈대라 그런가? 이 책의 기본 구성부터 굉장히 ‘봉건적’이다.


책의 순서를 보자. </p>

1부 : 조선을 뒤흔든 왕조 스캔들
2부 : 조선을 뒤흔든 남녀상열지사
3부 : 조선을 뒤흔든 연애기담
4부 : 조선을 뒤흔든 불멸의 로맨스

사실 요즘의 드라마 열풍을 살펴보더라도, 책을 ‘훈계’하는 태도가 아니라 ‘소통’하는 태도로 쓰려면, 4-3-2-1로 갔어야 했을 것이다. 항상 작가는 꿈을 꿔야하지만, 이수광은 항상 ‘용꿈’만 꾸나보다.

<FONT color=#112a75>3. 소설인가 팩션인가?</FONT>

읽다가 드는 생각이 “대중 역사서는 항상 이렇게 써야하는가?”였는데, 이 책은 엄밀한 역사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소설에 가깝다. 그래서 팩션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하지만 팩션으로도, 소설로도 별로 인정하기 싫은게, 이 책은 참신하게 주제를 스토리를 갖추거나 구성을 통해서 보여주기 보다는, 얼추 자료를 늘어놓고 감상을 약간 늘어 놓는 식의 전개를 보여준다는 거다.

재미도 없고, 훈계조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보따리 중간에서 떠도는 어조.

간단하게 이야기하겠다.
<FONT color=#e31600>역사에 관심있고,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책들을 본 사람들은 이 책을 보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낚이기 딱이다.
다만 역사에 별로 관심없는데, 시간도 남고 방바닥에 등깔고 누워서 심심할 때 샤베트 하나 빨아가면서 보기엔 나쁜 선택은 아니다. 다만, 읽다가 졸거나 짜증이 날 수가 있겠다.</p>

<FONT color=#840000>그림 몇 첩 넣었다고 모두 생생한 역사책이 되는 건 아니다.</FONT>
</STRONG></FONT></U>
뱀다리..

p. 158의 오타도 좀 거슬렸는데, “에두아르트의 <풍속의 역사="">에 의하면 …”이라고 썼지만, 에두아르트 푹스를 에두아르트라고 쓰는 건 마치 토마스 에디슨을 토마스라고 말해서 누군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처럼 허술한 기술이다. 외국인은 ‘성’을 우선해서 쓴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