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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뽀이 구보 성장기 in 서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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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ubmania.dothome.co.kr/wp-content/uploads/1/mk22.mp3” 16 - Farewell Blues.mp3 />mk22.mp3</a>
<TABLE style=”BORDER-COLLAPSE: collapse” cellSpacing=1 cellPadding=1 width=590 bgColor=#faedd4>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72" target=_blank>2008/10/30 – [Reviews/Books] – 20년대에는 모두다 망국의 한에 울었을까? – 권보드래, <연애의 시대="">, 현실문화연구 – ②</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71" target=_blank>2008/10/30 – [Reviews/Books] – 20년대엔 모두다 망국의 한에 울었을까? – 권보드래, <연애의 시대="">, 현실문화연구 – ①</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69" target=_blank>2008/10/28 – [Reviews/Books] – 모던 보이의 ‘모던한’ 사랑하기? – 이지민, 모던보이, 문학동네, 2008</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67" target=_blank>2008/10/23 – [Reviews/Books] – 지금 서울에 대한 풍자 – 윤고은, <무중력 증후군="">, 2008</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53" target=_blank>2008/10/11 – [Reviews/Films] – 고고 70 –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00" target=_blank>2008/07/28 – [Life Log/A day in the life] – 집으로 가는 길..</A>
<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95" target=_blank>2008/12/05 – [Reviews/Books] – 모던 뽀이 구보 성장기 in 서울 – 1</A> </TD></TABLE> **<FONT color=#112a75>모던뽀이, 세상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끽다점에서 죽때리다 –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FONT></SPAN></p> </STRONG><FONT color=#000000 size=2><수염> 바로 다음 소설인 <낙조>부터, 그의 풍자가 시작되고, 한 때 대한제국시절에는 잘나가던 관료가 기껏해야 막걸리나 얻어먹고 다니는 1930년대의 경성 풍경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FONT> > > “매일 그렇게 과음을 하시면 몸이 깎이지 않으세요?” > “몸이 깎인다? 흥.” 하고 노인은 갑자기 몸을 바로 앉으며 담뱃대를 손에 들었다. > 그의 어조가 빠르고 높다. > “사람이 제 몸을 애끼구 오래 살구 싶어하구 하는 것이 그게 모두 희망이라는 게 있기 때문인데…… 내게 무슨 희망이 있단 말씀이유? 오늘 아니면 내일, 내일 아니면 모렌데 무슨 여망이 있단 말씀이유? 약이나 좀 팔리면 막걸리나 사 먹구 담배나 좀 사 먹구 그럴 뿐인걸…… 흥!”(<낙조>, p.25)</p> > > 젊었을 때는ㅡ그러나 그가 사십 줄에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ㅡ아직도 젊었을 때다ㅡ그래도 꿈이 있었다. > 희망이라는 것이 있었다. > 그는 ‘나무 시장 표사무’를 보고 있었을 때에도 설마 자기가 그걸로 늙어 죽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 과연 그는 그것을 삼 년 동안 하였을 따름으로 그만두어버렸다. > 그리고 그는 약가방을 들고 다녔다. > **그러나 이제 최주사에게는 꿈이 없었다. > 희망이 없었다. > 꿈과 희망을 가질 만한 기력이 없었다. > 이제 그의 생활의 변화는 죽음으로밖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p.61). > </BLOCKQUOTE> > 퇴물이 되어버린 조선시대의 사람의 쓸쓸함을 기억한다. 점점 박태원은, 아니 구보씨는 진지해 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단편 <FONT color=#9d6c08>**<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그 ‘댄디한 모던뽀이’와 ‘소설가 구보씨’의 전환점 같은 느낌의 소설이다**</FONT>. > > > 직업과 아내를 갖지 않은, 스물여섯 살짜리 아들은, 늙은 어머니에게는 온갖 종류의, 근심, 걱정거리였다. 우선, 낮에 한번 집을 나서면, 아들은 밤늦게나 되어 돌아왔다(p.89). > > > > <FONT color=#c8056a>**나이 찬 아들의, 기름과 분 냄새 없는 방이, 늙은 어머니에게는 애달팠다. 어머니는 초저녁에 깔아놓은 채 그대로 있는, 아들의 이부자리와 베개를 바로 고쳐놓고, 그리고 그 옆에 가 앉아본다. 스물여섯 해를 길렀어도 종시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은 자식이었다. 설혹 스물여섯 해를 스물여섯 곱하는 일이 있었더라도, 어머니의 마음은 늘 걱정으로 차리라. 그래도 어머니는 그가 작은며느리를 보면, 이렇게 밤늦게 한 가지 걱정을 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FONT>(p.90). > > > > 아들은 그러나, 돌아와, 채 어머니가 뭐라고 말할 수 있기 전에, 입때 안 주무셨어요, 어서 주무세요, 그리고 자리옷으로 갈아입고는 책상 앞에 앉아, 원고지를 펴놓는다. > > 그런 때 옆에서 무슨 말이든 하면, 아들은 언제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래, 어머니는 가까스로, 늦었으니 어서 자거라, 그걸랑 낼 쓰구…… 한마디를 하고서 아들의 방을 나온다. > > “얘기는 낼 아침에래두 허지.” > > 그러나 열한 점이나 오정에야 일어나는 아들은, 그대로 소리 없이 밥을 떠먹고는 나가버렸다(p.91). > > > > “이거 내 둘째 아이가 해준 거죠. 제 아주멈 해하구, 이거하구……” > > 이렇게 묻지도 않은 말을 하였다. 어머니는 그것이 아들의 훌륭한 자랑거리라 생각하였다. > > 자식을 자랑할 때, 어머니는 얼마든지 뻔뻔스러울 수 있다. > > 그러나 그런 일은 늘 있을 수 없다. <FONT color=#c8056a>**어머니는 역시 글을 쓰는 것보다는 월급쟁이가 몇 곱절 낫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렇게 재주있는 내 아들은 무엇을 하든 잘하리라고 혼자 작정해버린다. 아들은 지금 세상에서 월급 자리 얻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말한다. 하지만, 보통학교만 졸업하고도,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회사에서 관청에서 일들만 잘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어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또 동경엘 건너가 공불 하고 온 내 아들이, 구해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FONT>(p.93). > > </BLOCKQUOTE> > > 지금과 1930년대가 과히 다르지 않고, 나와 엄마의 이야기와 꼭 같은 것 같아 너무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또 아팠다. 88만원 세대의 ‘먹물’이 느끼는 감정선과 ‘구보씨’가 세상을 보며 느꼈던 감정선은 얼마나 다를까? > > > > 하지만 아직 ‘구보씨’는 성숙했다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여전히 소설가 구보씨는 여기저기 예민하고 나이가 들게 되면 없어진다는 쓸데없는 청춘만의 과민함을 갖고 있다. 이를 테면 “내가 죽을 병에 걸린 게 아닐까?” 하고 인생을 갑자기 비관하면서 자신을 슬픈 베르테르로 바꿔버리는…. **나이들면 보통 이렇게 말한다. “내 몸은 내가 잘 알아.”식으로…. 아직 구보는 젊었다. 그리고 그 것을 쉽게 티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아직 고독을 무서워 파들파들 떠는 부분도 귀여운 맛이 있다. > >** > > 친한 친구를 스쳐지나 갔을 때, 그가 어떻게 생각할 까를 생각하면서 고민하고, 지나간 여자한테 말을 붙여볼까 하다가도 그녀가 어떻게 생각할 까가 두려워 말 걸지 못하는 소심한 소설가 구보씨. > > > > 그러면서도 겉멋은 들어가지고 끽다점(喫茶店)에서 하루 종일 죽때리면서 벗들을 불러내는 구보씨. 표류하는 영혼. 그 자체를 보여준다. > > > > > 오후 두 시, 일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그곳 등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담배를 태우고, 이야기를 하고, 또 레코드를 들었다. 그들은 거의 다 젊은이들이었고, 그리고 그 젊은이들은 그 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자기네들은 인생에 피로한 것같이 느꼈다. 그들의 눈은 그 광선이 부족하고 또 불균등한 속에서 쉴 새 없이 제각각의 우울과 고달픔을 하소연한다. 때로, 탄력 있는 발소리가 이 안을 찾아들고, 그리고 호화로운 웃음소리가 이 안에 들리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방에 깃들인 무리들은 그런 것을 업신여겼다(p.107).</BLOCKQUOTE> > > > <DIV class=ttbReview style="TEXT-ALIGN: center"> > > > <DIV class=ttbReview> > > > <DIV class=ttbReview><FONT color=#000000>

</FONT></DIV></DIV></DIV> > > > <DIV class=ttbReview> > > > <DIV class=ttbReview> > > > <DIV class=ttbReview><FONT color=#000000>
지금의 홍대 앞의 아지트 같은 까페가 연상되었다.</p> > > > > > >
> > > </SPAN></FONT></SPAN></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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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목>성탄제>성탄제>비량>방란장>거리>길은>연애의>연애의>애욕>길은>애욕>도시인>> > > 구보는 고독을 느끼고, 사람들 있는 곳으로, 약동하는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생각한다. 그는 눈앞에 경성역을 본다. 그곳에는 마땅히 인생이 있을 게다. 이 낡은 서울의 호흡과 또 감정이 있을 게다. 도회의 소설가는 모름지기 이 도회의 항구와 친해야 한다. 그러나 물론 그러한 직업의식은 어떻든 좋았다. 다만 구보는 고독을 삼등 대합실 군중 속에 피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오히려 고독은 그곳에 있었다. 구보가 한옆에 끼어 앉을 수도 없게시리 사람들은 그곳에 빽빽하게 모여 있어도, 그들의 누구에게서도 인간 본래의 온정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네들은 거의 옆의 사람에게 한마디 말을 건네는 일도 없이, 오직 자기네들 사무에 바빴고, 그리고 간혹 말을 건네도, 그것은 자기네가 타고 갈 열차의 시각이나 그러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네들의 동료가 아닌 사람에게 그네들은 변소에 다녀올 동안의 그네들 짐을 부탁하는 일조차 없었다. 남을 결코 믿지 않는 그네들의 눈은 보기에 딱하고 또 가엾었다(pp.114-115).
</BLOCKQUOTE>‘공동체’성의 붕괴를 마치 요즘에 ‘버르장 머리 없는 인간’ 혹은 ‘자본주의에 찌든 이들’ 덕택에 생긴 것이라고 착각할지는 몰라도 1930년대에도 이미 그런 징후는 보였던 것이다. 넥스트의 <도시인>의 노래는 1930년대 경성의 모던뽀이에게도 통용되었던 모양이다.</STRONG> > > > </p> > > > > > >> > > 취향의 디테일이 까다로운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바로 ‘부르주아’ 딱지를 붙이곤 하지만, 사실 그런 이들이 거대한 ‘광기’에는 말리지 않는다. 그런 구보씨에게 금광러시 시대의 뒷면이 보인 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스타일의 글을 쓰기 때문에 평론가들이 구인회 그룹ㅡ이상, 박태원, 정지용ㅡ를 ‘모더니즘’에 경도되었다고 ‘모더니스트’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민감한 이들에게 세상이 잔인해 진다는 것은 그 것 이상의 격한 내적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들이 언제나 힘들다고 술을 퍼먹고 기생을 끼고 놀았다고 생각을 멈추고 살았던 건 아니다. > > > </p> > > > > > >> > > <FONT color=#c8056a>카프KAPF의 많은 이들이 친일파로 전향할 때, 모던뽀이들은 장강의 도도한 물결처럼 서두르지 않고 리얼리스트가 되어갔고, 사회주의자로 변모했다. 박태원 또한 그랬다.</p> > > > > > >
> > > 왜 그랬을까? 내가 잘은 몰라도 한 마디만 할 수 있는 건, 이런 디테일들을 묶어줄 추동력만 있다면 이들은 언제든 그렇게 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 설레발 치던 사회주의적 이념의 작가들이 그들을 ‘룸펜’으로 찍더라도 그들은 기본적으로 거리의 풍경에 깔려있는 슬픔이 어디서 출발하는 지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 그리고 그걸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었던 거란 말이다.
</FONT></STRONG></U>
> > > > > >> > >
음료 칼피스를, 구보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외설한 색채를 갖는다. 또, 그 맛은 결코 그의 미각에 맞지 않았다. 구보는 차를 마시며, 문득, 끽다점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음료를 가져, 그들의 성격, 교양, 취미를 어느 정도까지 알 수 있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여본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그네들의 그때, 그때의 기분조차 표현하고 있을 게다(p.118).</p> > > > > > >> > > 황금광 시대. 그들 중에는 평론가와 시인, 이러한 문인들조차 끼어 있었다. 구보는 일찍이 창작을 위해 그의 벗의 광산에 가보고 싶다 생각하였다. 사람들의 사행심, 황금의 매력, 그러한 것들을 구보는 보고, 느끼고, 하고 싶었다. <FONT color=#c8056a>그러나, 고도의 금광열은 오히려, 총독부 청사, 동측 최고층, 광무과 열람실에서 볼 수 있었다……</FONT>(p.117).
> > > > > >
</BLOCKQUOTE> > > >> > >> > > 종로 네 거리ㅡ가는 비 내리고 있어도, 사람들은 그곳에 끊임없다. 그들은 그렇게도 밤을 사랑하여 마지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렇게도 용이하게 이 밤에 즐거움을 구하여 얻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일순, 자기가 가장 행복된 것같이 느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 그들의 걸음걸이에 역시 피로가 있었다. 그들은 결코 위안받지 못한 슬픔을, 고달픔을 그대로 지닌 채, 그들이 잠시 잊었던 혹은 잊으려 노력하였던 그들의 집으로 그들의 방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pp.156).</BLOCKQUOTE>
> > > > > >
이렇게 민감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어떻게 변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가늘고 길게 살겠다 하여 이상처럼 온몸을 불살라 살지 않지만, 구보씨는 이렇게 놀다가 점차 ‘생활인’으로, 그리고 온 몸으로 세상을 받아들여 그것을 글로 쓸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FONT color=#112a75>구보씨가 바라본 경성의 연애 – <애욕>, <길은 어둡고="">
</FONT></SPAN>
</STRONG><FONT color=#000000 size=2>구보씨가 돌아다니면서 본 세상의 이야기들이 이후로 펼쳐진다. 모던껄에게 농락당하면서도, 자신이 알면서도 결국 다시 감정에 충실하여 끝끝내 당하는 모던뽀이의 이야기 <애욕>을 읽으면서 ‘근대’라는 공간에서 ‘연애’라는 감정의 창출을 말했던 권보드래의 <연애의 시대="">가 떠올랐다. > > > </p> > > > > > >> > > <DIV class=ttbReview>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IMG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sum/8987057267_1.jpg" border=0> > > > > > >
> > > > > >> > > > > >
<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middle><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7057267&ttbkey=ttbpanic822253001©Paper=1"><FONT color=#000000>연애의 시대</FONT></A>
<IMG alt=10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10.gif" border=0></TD> > > >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이 얼마나 쉽게 허물어지는 지에 대해서 그 때 생각했던 바가 흥미롭다. > > >> > >> > > 노력을 한다, 하자. 그러나 노력하여, 자기는 능히 그 여자를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인가? 의리라는 것에게 강요받은 감정이, 가히 순수한 사랑일 수 있을까? 사랑 없는 결혼을 함으로 하여, 자기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동시에 순진한 처녀의 아름다운 꿈까지를 깨뜨려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문득, 하웅의 눈앞에 또 계집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눈은 맑았고, 그 뺨은 복스러웠다. 그 달고 아름다운 행복을 약속하는 듯싶은 입술ㅡ.
자기가 온갖 정열을 기울여 사랑하고 있는 것은 역시 이 계집이었다. 그것은 감출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계집은?ㅡ계집은 혹은, 아니 분명히 자기를 사랑하고 있지 않을 게다. 그것은 잔혹한 감정의 유희 이상의 것이 아닐 게다. 자기가 이 중요한 순간에 한 번 그르치자, 그것은 혹은, 자기 전 생애의 파멸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강렬한 욕구를, 이 고집 센 감정을……(pp.198-199).
</BLOCKQUOTE>
되겠냐? 딱봐도 그림 나오지. 하지만 기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 정서를 이렇게 1930년대에 보고 있다는 게 정말… <연애의 시대="">는 연애의 시대인가 보다. > > > </p> > > > > > >> > > <길은 어둡고="">는 처가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젊은 모던껄의 이야기다. > > > </p> > > > > > >
> > >> > > 한 사내를 가운데 두고, 두 여자는 마치 행랑것들끼리나 같이, 거의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까지 하고…… 구경(필시) 그 여자에게 교양이 없는 까닭이었겠지만, 그 뒤부터는 향이는 고개를 들고 밖을 나다닐 수가 없었다.
> > > > > >
그렇게 무식하고 또 못생겼으니까, 남편의 사랑도 못 받는 것이지 하고, 그러한 것을 생각하는 일이 있어도, 문득 여자가, “세상에 어느 남자가 없어서, 그래 처자 있는 사내를 농락하니.” 하던 말이 머리에 떠오르면, 향이는 으레히 가슴이 아팠다.
(중략)
가엾은 아내와 또 가엾은 딸은, 자기에게서 떠난 무정한 남편, 무정한 아버지에게보다도, 오히려 더 큰 증오를, 거의 아무것에도 비길 수 없게시리 큰 증오를, 그 계집에게ㅡ자기들에게서 남편을, 아버지를, 영영 빼앗아가고 만 그 계집에게 가지고 있었던 것에 틀림없었다(p.213).
</BLOCKQUOTE><FONT color=#112a75>다 자란 구보씨. 모던뽀이, 리얼리스트가 되어가다.</FONT> > > >> > > <거리>, <방란장 주인="">을 읽다보니, <FONT color=#c8056a>이미 다 커버려 다듬어진 피터팬이 보인다. 아직 후크선장에게 투항하지 않은 싱싱한 감성의, 다만 더 넓게 두루 볼 줄 아는 피터팬.
</FONT>
<비량>에서는 자기 애인을 몸팔게 보내놓고 고민하는 인텔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 > > </p> > > > > > >> > >> > > 자기가, 그나마, 일자리를 잃고, 따라서, 달에 푼전도 벌어들일 아무런 방도를 갖지 못하였던 작년 가을에, 둘이 마땅히 갈라선다면, 그때 아주 갈라서는 것이었다. 졸연히는 승호의 취직도 용이할 것 같지 않아, 영자가 생각 끝에, 다시 자기를 여급으로 내어달라고 몇 번이나 말하는 것을, 그에게 대한 아직 남은 애정과, 또 남자로서의 자존심으로, 우선은 반대도 해보았던 것이나, 마침내는 당장 그렇게라도 하는밖에, 별 아무런 도리도 있을 턱 없이, 여자가 하겠다는 대로 그대로 모른 체 내버려둔 것이, 이를테면, 이 굴욕의 생활의 시초였다(p.264). > > >
> > > > > >> > > ‘나는 돈을 쓰고, 너는 돈을 벌고……’
그 생각에 일종 기괴한 마음의 유열을 느끼며,
‘네가 오늘 밤에, 적어도 육 환을 벌지 못하면, 결국 우리의 결손이다. 밑져서는 안 되지.’
그리고, 승호는 한바탕을 껄껄대고 웃으려 한 것이, 나온 것은 뜻밖에도, 울음으로, 술집 주인과 또 아이가, 어리둥절한 채, 잠깐 동안은 어찌할 바를 모르게시리, 그는, 쉬지 않고 뺨 위를 흘러내리는 눈물을 씻으려고도 안 하고 엉엉 소리조차 내어, 오직 울었다(p.278).
</BLOCKQUOTE>여급 이야기는 또 뒤에서도 나오는데, ‘여급’이 되어 돈을 벌어다 갖다주는 언니를 벌레보듯 하던 동생, 그리고 “내가 누구 때문에”를 말하는 언니, 또 할 수 없이 그것들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가족들.. 결국에는 동생이 여급이 되면서 끝나는 이야기 <성탄제>…… > > > </p> > > > > > >> > > 점점 이야기는 ‘현실’로 내려온다. 상상력을 버린 게 아니라, 낭만을 버린 게 아니라, 그것들을 괴롭히는 것들에 대해서 상상력으로 그리고 낭만으로 읽어내려는 느낌이랄까? > > >
> > > > > >> > > <성탄제>의 여급의 가족 이야기 같은 <골목 안="">을 읽으면서, 혁명론에서 말하는 ‘민중’이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개개로는 약하고 얕은 수를 보여주는 지를 묘사한다. > > > </p> > > > > > >
> > >> > > 늙은 내외가 막내아들 학교까지 보내며 그래도 입에 풀칠을 할 수 있는 것이, 사실 카페 여급으로 다니는 큰딸 정이의 덕이다. 아들은 삼 형제나 두었대야, 이번에 심상고등소학교에 들어간 효섭이 놈은 철도 안 났으니 말도 말고, 큰아들 인섭이, 둘째 아들 충섭이, 그 두 놈이 모두 집안에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것들이다(p.305) > > >
> > > > > >> > > 그는 너무 늦기 전에 그만 회를 시작해야 하겠다고 생가하였던 것이나, 아무도 그의 편을 돌아다보지 않았다. 몇 번인가 입을 열려 하면서도, 그는 못하였다. 그래 그도 사람 틈에 끼어 노인 편만 바라보았다.
> > > > > >
국방복이 따라준 차를 또 한 모금 마시고 난 노인은, 당당한 태도로, “그댐은, 내 큰딸년인데……” 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야기를 또 계속하는 것이었다……(p.372).
</BLOCKQUOTE>
이런 걸 보고 느끼면서 글을 쓰는 소설가 구보씨의 마음은 이런 것이었단다. > > >> > >> > > 나는 처음에 아내의 이 조고만 ‘장난’을 미소로 대하려 하였으나, 저도 모를 사이에 미소는 사라지고, 나는 근래에 없는 엄숙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아내가 나에게 원하는 것은, 혹은, 값 높은 예술 작품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작품이야 되었든 안 되었든, 그가 지금 탐내고 있는 것은 약간의 고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루 그러한 것을 캐어 알고 싶지 않았다. 아내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원고를 쓰기를 바라고, 나는 그의 원하는 바를 기꺼이 들어주고 싶었다.
‘나는 이제 좋은 작품을 하나 쓰리라……‘(<음우>, pp.395-396).</BLOCKQUOTE>
박태원의 <천변풍경>을 아직 읽지 못했다. 하지만 기대가 된다. 그가 서울사람이기 때문에 그려내는 것이, 그리고 볼 수 있는 것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자의 눈으로 바라본 내부가 궁금하다. 그리고 모던뽀이가 리얼리스트가 되었을 때 어떤 시선으로, 어떤 촉감으로, 어떤 후각으로 글을 쓸지가 궁금해졌다. > > > </p> > > > > > >> > > 모던뽀이 경성에서 자라 리얼리스트가 되다. 서울의 예민한 깍쟁이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여 봐야지..</p> > > > > > >
천변풍경>음우>> > > 구보씨가 걸었던 길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그 동선을 따라 걸어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찾아가 봐야지.
</STRONG>
</DIV></FONT></DIV>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