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an 2009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3

 2009/07/17 – [Reviews / Previews/Films] – 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2009/07/18 – [Reviews / Previews/Films] – 잔인함을 보며 웃게 만들다 – PIFAN 13th in 2009 <노르웨이의 숲=""></a>
2009/07/18 – [Reviews / Previews/Films] – 꽃미남 살인자의 이야기 – PiFan 13th in 2009 <라미레즈></a> </td> </tr> </table> 여기는 단평만 쓰겠다.
프라하의소년들
감독 야렉 찬데라 (2008 / 폴란드)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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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이다. 소년 롤리타를 찍는 택시기사 포페르스는 룩수스(럭셔리란 뜻이란다)가 퇴물이 되자(보통 전성기는 11살) 그를 쫓아내고 대신 11살 짜리 어린아이를 찾아오란다. 돈이 중요한 줄은 알지만 자신의 자유를 빼앗기는 것을 참지 못하는 꼬마아이와 룩수스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암고양이 같은 자세로 세라복 입은 걸 좋아하는 촬영가들의 변태성을 확인하고 결국 ‘아저씨들’이 자기 꾀에 넘어가 병신짓 하고 있는 걸 볼 때 이상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살인마가족
감독 카를레스 토렌스 (2008 / 스페인, 미국)
출연 딜레이니 매닝, 타라 허네웰, 하워드 퍼거슨 와이츠먼, 마크 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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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통된 고속도로 덕분에 아무도 찾지 않는 쇠락한 66번 국도변의 마을. 모처럼 그 마을을 들리는 사람들은 그들의 속물성 덕택에 모텔 여주인과 한 번 잠자리를 해보려다가 장기가 적출되곤 한다. 그들에게 장기 적출은 일상적인 작업이다. 모처럼 온 기회에 가족간의 갈등이 생기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통합된다. 사춘기 여자애에게 바람핀 남자친구는 그냥 죽어버려도 되는 그런 존재가 되니까. 마지막 씬에서 ‘장기기증’에 대해 “그냥 납치해다가 뽑아버리는 거”라고 말했다고 웃길라고 한 것에 불과하다 퉁치는 의사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베르니의 인형 애인
감독 얀 주엣 (2008 / 프랑스)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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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료 공장에서 일만 죽어라 하고 성적 매력은 없고 여자들이 ‘쪼다’ 취급하는 베르니. 그는 TV 홈쇼핑에서 나오는 여자 몸통 광고를 보고 카드로 지른다. 마음 껏 섹스할 수 있는 여자친구가 생긴거다. 몸통은 팔이 필요하고 다리가 필요하고 머리가 필요해진다. 점차 완성된 여체는 고분고분하지 않게 변하더니 완성이 되자 도망가고 베르니는 다시 외롭다. <모던 타임즈=""> 풍의 배경이 너무 재미있다. 시간당 산출량을 책상에 누워보고 있는 자본가의 모습과, 거기에서 점차 인정받고 승진하여 관리자가 되어버리는 베르니의 모습이 재미있다. 베르니의 승진과 여체의 도망침의 순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Everbody! “Buy a woman body!”
고기 도시
감독 정경록 (2008 / 한국)
출연 모흐드 마지르완, 송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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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노넴(noname)은 칼질 잘하는 사나이. 그는 일자리를 찾아 서부극의 주인공처럼 고기 도시로 들어간다. 인육을 먹는 인간들은 점차 소처럼 변해가고. 먹지 않는 인간들은 번호가 매겨져 도살장에 갈 날만 기다려야 한다. “치아 검사를 위해 내려오세요”하면 그 날이 죽는 날. 노넴은 25번 소녀를 예뻐하는데 그 소녀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고민에서 노넴이 취하는 선택을 보면서 씁쓸하다. 노넴은 고기를 먹고 우두인이 되었을까, 아니면 똑같이 살해 되었을까? 노넴이 뭘 먹기는 했었나? 정경록 감독은 G/V 섹션에서 2007년 이후로 미국산 소고기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돈을 대주는 ‘관제 행사’ 같아도 지성은 살아있고 예술가들의 혼은 살아있었다! 오히려 그는 작년의 촛불집회의 경험이 놀라웠다고 한다. 사태 이전부터 기획을 했었고 한국인들의 무기력을 말하려 했었다는 데 말이다. 이주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한 것도 서부극의 설정이라는 것과 한국 사회에서 사실상 가장 더럽고 힘든 일(고기 도시에서의 도살자)을 하는 사람들이 이주노동자라는 생각 때문이었단다. 감독의 또 다른 재미있는 영화가 기대된다.
공사장에서 생긴 일
감독 카이사 네스 (2008 / 노르웨이)
출연 앤더스 모달, 잔 거너 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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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르웨이 단편 영화제 그랑프리상을 탄 작품이란다. 공사장에서 피 끓는 28살과 산전 수전 다 겪은 불혹의 아저씨가 ‘행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언젠가는 행운이 온다고 아저씨는 말해주고 싶지만 그들에게 닥치는 것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 그냥 그렇게 그냥 그렇게 살다보니 다가오는 조금 더 안 좋은 일들. 오히려 극적인 것들은 별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영화제는 역시 단편들을 봐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들이 항상 균질하지는 않고 재미없는 작품들도 좀 있지만 기발한 발상을 가진 작품들이 거기에 숨어있고 그들이 조금 지나면 ‘대가’가 될 지도 모르는 일. 물론 대한민국의 꼰대들이 장악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그 말을 잘 이해를 못하는 것 같긴 하지만…… 확실히 부산국제영화제PIFF나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갖고 있는 지향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이 갖고 있는 지향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극’이라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느낌이고 ‘판타스틱’이 주는 의미도 그것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세계적인 동네="" 영화제="">를 지향한다는 것이 그들의 단편에서(<로컬 전주="" 시네마=""> 같은) 나타나고 거기에 ‘봉준호’나 ‘홍상수’가 어울리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여기에는 확실히 영상미가 중요한 감독들의 영화가 등장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