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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갱의 삶과 죽음 – PiFan 13th in 2009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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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갱의 삶과 죽음 – ![]() 믈라덴 죠르예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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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7 – [Reviews / Previews/Films] – 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2009/07/18 – [Reviews / Previews/Films] – 잔인함을 보며 웃게 만들다 – PIFAN 13th in 2009 <노르웨이의 숲=""></a> 2009/07/18 – [Reviews / Previews/Films] – 꽃미남 살인자의 이야기 – PiFan 13th in 2009 <라미레즈></a> 2009/07/18 – [Reviews / Previews/Films] – PiFan 2009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3 </td> </tr> </table>
영화를 찍고 싶은 욕망이 있는 한 녀석 마르코가 있다. 그가 부딪히는 현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했다. “돈이 되냐?” SF나 호러는 돈이 안된다며 다른 건 어떠냐 묻는다. 타협하기 싫다. 그런 꼰대들에게 영혼을 내주기 싫었다. 그러던 그가 만난 건 어느 포르노 제작자였다. 그를 통해 ‘에로스’의 세계로 진입한다. 하지만 곧 지루해진다. 그는 탈주를 꿈꾼다.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고 제작자가 원치 않는 영화들을 찍기 시작한다. 세상이 주는 교훈은 ‘개박살 나게’ 두들겨 맞는 일뿐이다. “세상의 끝”을 보고 싶은 동료들을 얻고 여행을 진행한다. 호모. 트랜스 젠더. 포르노든 뭐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은 여배우들. 그리고 B급 인디 영화가 찍고 싶은 씨네키드. 마을을 돌아다니며 포르노 연극 상연을 시작한다. 똑같은 세상의 요구가 다가온다. 돈이 문제다. 그리고 사회의 규율은 포르노 연극 같은 음란함을 추인해 주지 않는다. 애들 교육상 좋지 않단다. 그러면서 이 ‘문란한’ 녀석들을 어른들은 ‘집단강간’을 통해서 단죄한다.
돈의 문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들이 선택하는 것은 그야말로 막장이다. 자유로운 창작과 상상을 위해서 세상을 유랑하던 녀석들이 선택하는 것은 자유 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타나토스의 땅이다.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가장 매력적인 화두라고 주인공은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어느새 타나토스의 마약에 취해버린다. 영화는 섬뜩하게 사실적이고 모든 시선은 구태여 클로즈 업을 비껴가지 않는다. 여자의 성기를 노출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노출은 자연스러운 시선과 음탐함이 섞여있는 상태로 눈에 들어온다. 스너프 장르 영화를 찍을 때 역시 눈을 의심할 정도로 적나라한 표현들이 벌어진다. 하지만 흥분되지 않는다. 성적으로도 혹은 마음 속의 어떤 욕망들도 크게 들뜨지 않는다. 그들이 보여주는 정액과 뿜어내는(뿜게 만드는) 피에는 온기가 없다. 서늘함을 피할 수 없다. 억눌린 욕망은 헤로인, 독버섯, 코카인을 타고 숲속의 나무 옆에서 분출되지만 그들은 다시금 허무의 바다로 종종 빠진다. 주인공의 여자친구 우나가 끝끝내 주인공에게 섹스를 갈구하면서 그를 원하는 시선에는 음란함보다 외로움이 가득차 있다. 그들의 욕망이 변형된 것은 오히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 듯하다. 분출되지 못한 에너지는 옆으로 뚫린 우회로를 타고 점차 변태성을 쫓아간다. 그것이 에로스의 욕망을 넘어 타나토스의 욕망이 되는 것은 불가피했을 지 모른다. 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무런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고 그들이 쳐놓은 쳇바퀴 속에서 뛰어보려는 노회한 시선을 참을 수 없었다. 그 쳇바퀴에 들어가면 채찍질은 점차 심해지고 들어가지 않으면 굶어죽기를 권한다. 해방을 맛보기 위해 애쓰는 녀석들은 도대체 뭘 할 수 있을까? 가장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예술가들과 돈. 그리고 시대의 보수성. 세르비아라는 특수성을 넘은 보편적 현실. 낭자한 피가 서늘한 이유는 거기에 있는 것만 같았다. 감독의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div> </div> 라미레즈>노르웨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