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이스 단편 2 – PiFan 13th in 2009

여기 역시 단평만 쓴다.

대권총
감독 오하타 하지메 (2008 /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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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이었다. 일본 사람들을 전형적으로 다루는 ‘장인’적인 자세로 총을 만들기 시작한 공작소의 이야기다. 리볼버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에 총을 만들기 시작하는 형제와 아내. 우여곡절을 겪고나서 총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주문은 계속 늘어나지만 대금은 결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여러 방면으로 총을 팔아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대권총을 만들고 복수를 시작한다. 그들이 만든 총은 모두 멀쩡했을까? 감독은 G.A 섹션에서 <로보캅>을 좋아하는 정서로 영화를 만들었다 말한다. 차분하게 흘러가던 영화가 격하게 흐름이 바뀌는 순간 재기발랄함이 묻어난다. 역시 엽기는 빠질 수 없는 PiFan의 매력!

풀 고용
감독 토마스 오벨리스, 마타야스 보겔 (2008 /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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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에서는 <완전고용>으로 제목지어져 나왔다. 노령화 사회에서 노인 노동을 활용할 방안과 동시에 그것 때문에 젊은이들의 고용이 피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젊은이들의 노인 노동 도우미 제도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관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곧 이어 노인을 따라서 일하러 간 젊은이가 접한 것은 좀비사냥이다! 좀비 퇴치 씬의 격렬하게 피튀기는 씬 보다도 더 마음을 부대끼게 만드는 것은 그것을 대하는 노인과 젊은이의 태도. 쉬고 싶지만 쉬지 못하는 마음, 일하고 싶지만 일하지 못하는 마음. ‘완전고용’보다 노동에서 해방된 시간은 언제 오는 건지.

검은 선
감독 김진원 (2009 /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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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남자친구로 추정되는 오빠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여자는 자기가 항상 놀러갔던 폐 상가/폐 공장 이야기를 시작한다. 검은 선을 따라갔던 이야기. 그나마 좋았던 것은 배우가 말할 때 현장의 생생함을 그대로 묘사하면서 구현하는 그 연기력이었다.

종점
감독 최차원 (2008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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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두 번 쳐봐” 하면서 이상한 마을로 안내하는 할머니. “막다른 순간이 되면 처음 이 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 지를 생각해봐”를 알려주며 사라진다. 변태같은 새끼가 달라붙어서 치마를 끌어내리는 여자. 종점이 되어 나타난 곳에서 난데 없는 주유소 사장 살해범이 되었다가 도망다니다가 다시 그 변태같은 새끼가 멀쩡한 세계로 그녀를 인도한다.

예의 바른 살인범과의 인터뷰
감독 전병덕 (2008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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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단편 중에 베스트다. 영상이 압도한다. 모든 관절을 꺾고나서 사람을 4명 살해한 살인범을 기자가 취재한다. 잠깐 집에 있는 아이 전화를 받으러 박주임이 취조실에서 사라지자 다시금 ‘살인의 추억’이 시작된다. 관절 꺾기가 한참 들어가는 순간 박주임은 들어와 살인범을 제압한다. 하지만 박주임의 방심 후에 살인범이 쏟는 “박주임님 좋은 태도인데요?”하는 말을 듣는 순간 섬뜩해진다.

러브
감독 크리스티안 솔리메노 (2008 / 영국)
출연 브렛 알렌, 아만다 레이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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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 병에 걸린 여자친구의 마지막 소원인 ‘목졸려 죽는 일’을 남자친구가 들어준다. 처음 만난 순간, 좋았던 섹스, 싸웠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남자친구가 잘 곳이라며 다른 곳에서 죽여달라는 여자의 이야기에서 잠깐 눈물이 난다. 이런 사랑. 어떤 가요. 잘 모르겠지만 동감은 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