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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영상작업
<FONT color=#112a75>비디오 카메라와의 동행, 편집실에서 프리미어와 무비 메이커를 만나다</FONT>
베트남에 갔다와서 후기를 쓰려하지만 아직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짤막한 후기(<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369” target=_blank>2009/08/17 – [Life Log/Travel] – 빈탄과 안퐁의 아이들을 기억하나요 – 베트남 의료 봉사 후기</A>
)는 썼지만 내가 쓰려는 것들을 온전히 살려서 쓰지 못했다. 나름 문재(文材)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와중에 그냥 갈겨 쓴 후기다. 읽으면 읽을 수록 정이 가지 않고 고쳐야 할 곳들만 보인다. 엉성한 글이다. 그래도 내 생각들을 누군가 앞에서 발표하고 싶어서 쓴 글이다.
8월 19일 <A title=”[http://kdchurch.or.kr]로 이동합니다.” href=”http://kdchurch.or.kr/” target=_blank>경동교회</A>에서 <제6회 베트남="" 의료봉사="" 보고="" 예배="">가 있다. 그 때 내가 만든 영상물의 첫번 째 데뷔 무대가 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의 기억들을 Sony HDV Z1J라는 ENG 카메라를 가지고 담았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그 카메라를 들고 나는 메뉴버튼도 모른 채 촬영을 시작했다. 알고 있는 버튼은 REC/STOP, 그리고 카메라 렌즈 열고 닫기, 비디오/전원OFF/카메라 전환 스위치만 알 따름이었다. 그냥 덤볐다. 군대를 갔다와서 한국 남자가 깨닫는 단 한가지다. 그냥 해보다가 막히면 그 때 이론을 찾아도 늦지 않다. 모든 분야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비슷한 남자들이 만들어놓은 기계라는 것들은 늘쌍 그런 식이기 일쑤다.제6회>
마찬가지로 프리미어Adobe Premiere의 사용법을 알게된 것도, 윈도우에 무비메이커Windows Movie Maker라는 가볍지만 탄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도 채 일주일이 되지 않는다. 아무 것도 모르고 편집 역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기술적인 것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동시에 기술적인 것을 모른다고 아무 것도 못하는 건 아니라고 깨닫는다.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행히 기계치는 아니기에(몸치는 맞다) 내가 필요한 만큼은 버벅거리면서라도 하는 듯하다.
**<FONT color=#112a75>글쓰기와 영상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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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힘들다. 피곤하다. 하지만 재미있다. 그래서 버틴다. 아니 즐기고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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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글쓰는 사람이었다. 여기에는 교수도 포함이 된다. 글을 쓰고 내 글을 통해서 누군가가 변할 수 있는 것. 처음에는 누군가의 생각을 뜯어고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썼다. 항상 계몽적이었다.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었고 글은 재미가 없고 친절하지 않고 항상 빡빡했다. 논쟁에 적절했으나 내 감상을 표현하는 데에는 항상 힘이 들었다. 요즘은 점차 ‘글쓰기’ 그 자체의 매력에 빠졌다. 단문의 매력에 빠졌고 동시에 표현들 하나 하나를 섬세하게 다듬는 것이 재미있다. 물론 여전히 내 글을 통해 누군가가 바뀌기를 바라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그 목적 때문에 내 글쓰기가 항상 도구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난 글쓰기가 좋다.
다른 하나는 저널리스트였다. PD를 크리에이터라고 말하고 저널리스트와 구분 짓는다면 크게 반대할 계획은 없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언제나 다큐나 시사교양 PD였고, 이따금 예능PD나 드라마PD를 하고 싶을 때 역시도 그것들의 정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뭔가, 그리고 파헤쳐져야 할 무언가가 궁금했다. 그게 우선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PD는 그래서 항상 저널리스트의 모습이었다. 베트남에서의 영상 촬영은 항상 VJ의 시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면서 이 역시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 잘 못하지만 역시 내가 꿈꾸었던 일들을 하니 행복하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하게 된다. 글쓰기와 영상작업은 서로 길항관계일까? 요즘 영상작업을 하느라 글쓰기를 잘 못하고, 책도 못(안) 읽고 있다. 그런 걸 생각해보면 길항관계인 듯도 하다. 그래서 책을 손에서 떼지 말자는 의미에서 영상 촬영과 관련된 책을 사서 읽고 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론’이나 ‘사상’을 배제하고, 그런 말이 거창하다면 ‘기획’이나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없이 괜찮은 작품이 나올까? 딱 거기에서 물리는 듯하다. 굉장히 평범하지만 단단한 진리가 발견된다.
잠깐 멈추는 지점은 두 가지다 내 표현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게 글쓰기가 아직은 익숙하지만, 또 하나의 표현도구로 영상이 쓰일 수 있다면 훨씬 더 내 감성을 누군가와 소통하기 더 쉬워지리라는 생각을 했다. 더듬거리고 아직 옹알이만 하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어렸을 때의 딜레마는 항상 미술시간에 있었다(<A href="http://flyinghendrix.tistory.com/1" target=_blank>2007/11/23 – [Reasoning] – 청각 & 후각 vs 시각 / 묘사 vs 서사</A>). 미술시간이 싫어서 학교가기 싫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요즘 느끼는 것은 단순하게 묘사가 싫었다기 보다 멈춰선 뭔가를 하는 것이 좀 지긋지긋했으리라는 점이다. 체육도 못했기 때문에 적절하게 풀 곳이 없었다. 영상작업을 하다보면 뭔가 재미있는 것이 보일 듯하다. 두 가지의 언어를 익히면 좋지 아니한가. 도구를 다루는 관점에서 접근하니 훨씬 더 수월하다. 애당초 그렇게 생각했다면 조금 다른 경로들이 보였을 텐데.
그나저나 이틀 밖에 안남았다. 데뷔 무대는 어떻게 될까. 아직 음향작업도 못했는데.
여러가지 계기들이 다가오고 있는 요즘이다. 제대하니 좋구나.</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