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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지정 주제 문답 : 공부
[릴레이] 지정 주제 문답 : 대학생 (leopord 포스팅)
나도 오랫만에 릴레이다. leopord는 내가 안 받으면 삐칠 줄 정확하게 이해한 것 같다. 그런데 주제를 ‘공부’로 주었다. 항상 고민이 되는 주제이지만 동시에 쓰려고 생각하니 막막한 주제다. 쉽고 간결하게 떠오르는 단상만 정리해야 겠다.
릴레이 룰은 다음과 같다.
1. 최근 생각하는 ** / 2. 이런 ** 감동! / 3. 직감적 ** / 4. 좋아하는 ** / 5. 이런 ** 싫어 / 6. 다음에 넘겨줄 7명 (각각 주제 지정) |
- 최근 생각하는 ‘공부’
공부하겠다고 대학원에 진학한 것이 이번은 처음은 아니다. 2005년 3월에도 대학원에 진학했었으니까. 당시 군대에 2005년 7월로 입대일이 나와있었고 넉 달을 노는 것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원래 공부했던 정치학, 그 중에서 국제정치를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원 생활이 실의에 빠졌다. 어차피 대학원 공부는 혼자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자극을 동료들로 받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너무 많은 파트 타임 대학원생들(다른 직업이 있거나 젊을 때의 한을 풀고자 숙원으로서의 공부를 하는 어르신들)은 과제물도 읽어오지 않고 매번 나오는 리딩을 줄이느라 교수와 딜을 했다. 참을 수 없었다. 난 악에 받쳐 다 읽고 내 나름의 텍스트를 읽고 수업을 준비했지만 그들과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는 없었다.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생각들이 정리했고 직업을 가질까 하다가(2009/04/27 – [Life Log/A day in the life] – 첫 번째 입사원서를 넣으면서) 떨어졌고(2009/06/01 – [Life Log/A day in the life] – 프레시안 2009년 인턴기자 지원 최종에서 낙방하다.
) 함께 지원했던 대학원에 합격했다(2009/06/01 – [Life Log/A day in the life] – 연세대학교 대학원 문화학 협동과정 합격). 여전히 내 합격 이유는 미스테리이다. 우석훈 선생으로부터의 추천서가 작용했을까. 아니면 내 자기소개서가 주효했을까.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입학생들은 사회경력이 좀 있는 사람들이었으니까.
어쨌거나 문화연구를 전공으로 공부하게 되었다. 고전읽기가 즐거운 요즘이지만 동시에 현 시대의 문화지형을 익히고 싶고 대안적인 문화실천을 통해서 밑바닥의 ‘진지전’을 시작해보고 싶다. 가장 소소한 실천들이 곳곳에서 펼쳐질 때 이명박이건 이명박 할아버지건 견뎌낼 재간은 없다.
- 이런 ‘공부’ 감동!
계속 질문의 문항이 어법에 맞지 않는다. 어쨌거나. 질문을 바꿔서 어떤 이의 공부하는 모습에 감동했는 지를 말해볼 수는 있겠다. 리영희 선생의 책 읽기가 생각이 난다. 공학을 공부했던 리영희 선생은 부분으로부터 조립하듯이 이론을 이해했다고 한다. 거대한 큰 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부분들을 통해서 모여진 지식들을 통해서 조금 더 큰 실재들을 유추했다고 한다. 소소한 것들을 무시할 수가 없고 그 결들을 통해서 전체가 묘사된다. 그렇기에 주한 미국 대사하고도 논쟁이 가능했을 것이고, 남북 군사력에 대한 정밀한 비교도 가능했을 것이다. 엄격한 실증주의자였기 때문에 오히려 어설픈 전제들을 가지고 거기에 끼워맞추는 통계들의 맹점을 박살낼 수 있었다.
학문으로서 나에게 감동을 주는 ‘공부’에 대해서도 답할 수 있을 텐데. 그건 아무래도 문화연구인 듯하다. 단순히 대중예술로서의 ‘문화’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양태들에 대한 연구로서의 ‘문화학’이 된다면 이 학문이 지향해야 할 것들은 굉장히 다층적인 논의가 된다. 우리는 살아가지만 존재 자체의 양식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되어진 질서와 문화의 틀에서 살게 되고 그 틀들 또한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한다. 지점 지점 포착하는 능력과 맥락들을 매개해서 역사적으로, 그리고 인류학적으로 통찰하는 일. 거대 서사와 소소한 일상 모두 놓칠 수 없다. 문화연구가 나한테는 너무나 매력적인 이유다.

- 직감적 ‘공부’
그게 가능하긴한가? 직감적으로 꽂히는 주제들은 그 때 그 때 생길 수는 있겠지만 언제나 공부는 지난한 과정이다. 그게 덜 피로한 사람들이 공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있겠다. 조금 더 지평을 열어 공부를 몸과 마음의 수련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몸과 마음이 원하는 것을 쉽게 포착하는 경우에 ‘직감적’이라고 말할 수는 있을 듯하다.
- 좋아하는 ‘공부’
이건 독서에 가까운데, 좋아하는 주제에 꽂혀서 계속 그 관련된 주제도서들을 도서관에 앉아서 몇 권씩 하루에 읽는 일이다. 예전에 맑스에 미쳤을 때 앉아서 전집을 쌓아놓고 1권부터 읽던 시절은 굉장히 행복했다.
- 이런 ‘공부’ 싫어!
그건 순전히 ‘시험’을 위한 공부다. 특히 암기과목. 고등학교 때 항상 고민은 책을 읽고 싶은데 문제집을 풀고 그 내용을 암기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나름의 대안으로 문제집 갯수를 무한대로 늘리는 방법을 쓰긴 했다. 각각의 출판사와 각각의 저자들의 풀이 방법이 다르고 개요를 보여주는 순서가 달라서 그것을 통해 책에 대한 갈증을 달래곤 했다. 특히 사회탐구 영역에 대한 문제집들이 각각 시선이 달랐던 것이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x 같은 경험이었다.
대학에 들어갔더니 그나마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었는데, 법대의 수업은 나를 미치게 했다. 그나마 가장 폭이 넓은 수업이었던 <법철학>과 <헌법>은 흡족한 편이었으나 시험을 위해서 <헌법>의 각 챕터의 내용들을 머릿속에 때려넣는 일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악몽의 경험이었다.헌법>헌법>법철학>
- 다음에 넘겨줄 7명
혜아룜님 : 영화
서울비님 : 학생
lovely yuni : 음식(채식)
7명은 못 채우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