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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노트
사실 알고보면 나 역시 애지간히 뺑기치는 인간이다. 뭐 할 걸 안 하는 건 아니고 닥쳐서 몰아붙이는 사람이고 그 때마다 좀 스텝이 꼬이긴 한다. 미리 미리 준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안 하고 딴 짓을 좀 많이 하는 편이다.
중, 고등학교 때는 선생들과 엄마가 죽어라 공부하라고 할 때 혼자 다른 책 보는 게 너무 좋았다. <인물과 사상=""> 같은 사회과학 책을 심오하게 혼자 앉아서 선생이 <작문> 같은 수업책 하고 있을 때 읽는 기분이란. </p>
대학에 가서도 시험보기 며칠 전. 꼭 그런 날은 맑스의 <임노동과 자본="">같은 핸드북들을 읽거나, 도서관 개가서고에 가서 막 읽고 싶은 책들을 읽곤 했다. 여유 있는 날은 술쳐먹다가 하루가 가곤 하고. </p>
요즘도 그런건데, 막 쪽글 쓰려고 하고 있으면 서가에 꽂아둔 다른 책들이 왜 이렇게 탐스럽게 보이는 지. 잡고 읽으라고 하면 또 안 읽을 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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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프링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구글 노트를 쓸까 하다가 이거 서비스를 개선할 여지가 별로 없겠다 싶어서 스프링노트로 결정했다. 조교하면서 학부수업 시간에 돌아다니면서 애들 노트북으로 뭘 할까 했더니 이걸 좀 띄워놓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많은 학생들은 졸리면 게임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곤 했다. 나도 그렇다 @.@)
나 같은 경우 컴퓨터를 켜놓고 있다보면 딴 짓을 할 때가 많다. 블로그에 글 한편 쓰러와서 모든 미디어를 한 번씩 다 뒤지고, 다른 블로그 구경갔다가 다시 블로그에 들어와 내 글 다시 읽어보고 …… 한 시간 후딱이다. 차라리 영화 한편이라도 보면 정보량이라도 좀 늘어날 텐데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트위터에 한 번 접속하면 밤을 새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때는 어차피 웹에 접속해있지 않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생각할 때는 손이 바쁘기 때문에 다른 짓을 잘 안 하게 된다. 스프링노트에 일단 독서노트와 수업에서 느낀 단상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건 raw data 상태이기 때문에 공개하기는 어려운 것들이고 묶어두고 나중에 글을 쓸 때 database로 쓰기 편리하다. 시험 삼아 이번 <문화예술의 사회학=""> 리뷰를 쓸 때 활용해 봤는데 왜 이제사 이런 걸 알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p>
카테고리를 계속 확장할 수 있다는 점. 내부링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고 <그룹 노트="">를 활용하면 팀프로젝트에도 굉장히 유용하다. 내가 쓴 글에 직접 편집이 가능하다. 위키기반이라는 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셀 편집 등의 표 기능은 엄청나게 취약하다. 만들어 놓았던 엑셀의 2학기 시간표를 붙여봤는데 다시 읽자마자 깨진다. 그리고 글자 크기를 단축키로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블로그에 글을 API를 통해서 포스팅 할 수 있는 점과 문서들을 그대로 소환할 수 있는 기능은 쓰면서 굉장히 편리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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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괜히 테크놀로지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여전히 경계지점들은 있지만 있는 것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꼭 좋은 지는 모르겠다. 노정태가 추천했던 zotero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고 RSS도 나한테는 잘 맞지 않았지만 스프링노트는 좀 괜찮은 듯 싶다. 특히 책을 쓰거나 뭔가 글을 쓸 때 굉장히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div>
그룹>문화예술의>임노동과>작문>인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