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 어떻게

leopord가 센티해졌나 보다. 하긴 듣고 있는 나도 센티하다. 센티멘털 블루스~ 패닉의 <눈녹듯>을 듣고 나니, 난 이적의 <어떻게>가 생각난다. 난 왜 항상 이 노래가 생각날까. 내가 잔인하게 어떤 ex에게 이런 사람으로 대했을까, 아니면 내가 이렇게 당했던 걸까. 둘 다 잘 떠오르지 않았는데, 은연중에 내상을 입어서일까?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유니텔의 패닉 팬클럽 <더패닉>의 회원이었다. wooboo인가 하는 아이디의 이동준이라는 실명으로 이적이 접속하는 날을 기다리곤 했다. 그 때는 김진표를 좋아하는 놈들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적빠의 정체성으로 패닉을 좋아했다. 지금은 종종 김진표의 랩도 좋아졌지만. 어쨌거나. leopord는 유치하다고 하는데 난 매번 너무 아려오는 센티멘탈한 인간이기 때문에.. Toy 노래 듣는 것만큼이나 이적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프고 공감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어느덧 와 <벌레>, 그리고 <냄새>의 악귀같은 이적은 사라지고 배나와서 결혼하게 되어 <다행이다>라며 축가를 만든 아저씨가 되어버렸지만, 온전히 한글을 이해하는 그의 가사 하나는 정말 여전히 번뜩인다. <또하나의 문화="">시절의 이적이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과 함께 요즘 수다를 좀 풀었는데. 그 때의 이적의 감수성과 <또문>을 이어서 생각해 보니 몇 가지 경로들이 보이긴 한다. 반포쪽의 정서와 대치동의 정서와 신사동과 논현동을 비교했던 우석훈 선생 이야기도 좀 떠오르는 데 30이 훨씬 넘어 이제 40을 곧 바라보는 아저씨와 그 이야기는 어디까지 맞는 것일까. 어쨌거나 내게는 늘 이적의 노래가 ‘현재형’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