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법으로 경쟁사회 뚫기 – 한기호, 20대 컨셉력에 목숨걸어라

<DIV class=ttbReview>





<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left><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700879&ttbkey=ttbpanic822253001&COPYPaper=1">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A> – <IMG border=0 alt=8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8.gif">
한기호 지음/다산초당(다산북스)</TD>
<IMG border=0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cover/8963700879_1.jpg">

자기계발서의 덫에 빠진 20대

2007년 겨울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교환을 청년회에서 했다. 나는 EBS에서 나온 <지식채널e>를 준비했었다. 누군가가 그것을 읽고 따뜻하고 세상을 달리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나와 선물을 교환하게 된 A가 나왔다. 내 책을 받더니 “이거 책이잖아?” 하고 떨궜다. 물론 장난이었다. 내 가슴이 철렁했다. 외향적이지만 늘 조금씩 긴장하고 상황을 쳐다보는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더 예민하게 받아들였을 테니까. 나에게 순번이 온 것은 마지막이었다. 또 우연의 일치처럼 마지막으로 남은 선물은 A가 준비한 것이었다. 내게 돌아온 선물은 <시크릿>이었다. 끔찍했다.

자기계발서를 한 권도 태어나서 읽은 적이 없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집에 주요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이 어떤 경로로든 좀 들어오는 편이고 들어오면 좀 훑어보기는 한다. 하지만 완독을 한 적은 없고 늘 읽다가 ‘열받아서’ 집어던져버리곤 한다. 그냥 잘 될 거라고 믿거나, 잔인해지라는 선언(‘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거나, ‘이기는 습관’을 익히거나).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탈 때 보통 여성들은 책을 꺼내어 보거나 누군가와 전화로 수다를 떤다. 나는 99.9% 정도로 책을 읽는데, 종종 딴 생각이 들어 책의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주위 사람들을 좀 살펴본다. 옆에 있는 여성들이 읽는 책들은 보통 소설책이거나 에세이거나 자기계발서다. 어차피 남자들은 책을 보지 않는다. 보통 꺼내놓고 활자로 된 미디어를 읽고 있을 때 대부분은 학교 숙제를 풀고 있거나 단어책을 보는 정도인 것 같다. 소설책 보는 남자도 좀 드물다.

차라리 소설을 읽어나 에세이를 읽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다. 그들이 나보다 따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그 따뜻함을 눈으로 보아서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들이 짓는 표정들은 미소를 머금어도 무섭다. 살벌하다.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마구든다. 그럴 때는 귀에 재빨리 MP3를 꽂고 책 읽기에 몰입한다.

20대는 아무래도 자기계발서의 덫에 빠진 듯하다. 그나마 읽는 책이 자기계발서이고, 그게 이미 몸에 배어있는 듯하다. “내 몸이 신자유주의에요.”라고 우석훈은 20대를 해석하는데 나 역시 그러한 섬뜩함을 느낄 때가 있다. 특히 조교업무를 하다보면 그렇다. 6분 지각해서 결석으로 처리되었다며 그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묻고, 다시금 나에게 협상을 하려는 학생들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든다. 쪽글을 제출하라는데 좀 늦었는데 사정을 말하며 점수 감산을 막아달라고 협상하는 이들에게 난 무엇을 느껴야 할까. ‘잔인한’ 20대들을 보게 된다. 문제는 그 잔인함이 ‘냉정한 상황판단’과 별로 결부되어있지 않다는 거다. 차라리 bright하면 좋을텐데 말이다. 아무래도 그들의 전략은 ‘각개약진’인 듯하고 그들은 언제나 ‘각개격파’가 예정되어 보인다. 판이 엎어져도 그들은 각자 살아남는 전략들을 택할 것만 같다. 이야말로 자기계발서의 덫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반대로 생각해서 이러한 이들을 겨냥해서 자기계발서의 소비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한기호의 솔루션 – 컨셉력

스펙경쟁이 계속과열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스펙을 기업이 원하는 지에 대해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듯하다. TOEIC, 자격증 몇 개, 봉사활동 몇 시간, TOEIC Speaking, 그리고 또 다른 정량화된 몇 가지의 수단들을 쌓으면서 20대들이 취업경쟁에 칼을 뽑고 나가고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기업이 그걸 바라는 건지에 대해선 정말 모르겠다. 기업은 기업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뽑고 싶어할 것 같은데, 구직자는 자신의 정량적인 기준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다들 “나도 일을 잘 하고 싶어”라거나 여러가지 변명꺼리들을 대곤하지만 그것들은 언제나 미끄러기 마련이다. 내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여러 상황 속에서 문제를 풀어나가고 합의를 이끌어나가고 분쟁을 조정하는 능력, 그리고 큰 그림에서 자신을 위치시킬 수 있는 능력인 것 같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해 말하면 “바뻐죽겠는데, 내일 자격증 시험이야” 혹은 “내일 토익 봐야해”라고 대답하는 게 표준적인 대답들이다. 봐야할 몇 가지 캐논(법전, 공무원 문제집, ……)이 있을 따름이고 그 바깥의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구조를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조건들을 창출해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언제나 ‘외계 생물체’처럼 게토화된다는 것이다. 똑같은 구조로 몸을 던지는 상황이다.

한기호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은 일본도 비슷하단다. “상사에게 지시를 받으면 심리적 공황 상태를 호소하며 괴로워하는 신입사원이 있을 정도라서 조직 우선의 공동체적 기업 문화가 심각하게 훼손될 정도이다.; 이들은 ‘헬리콥터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세대다. (……) 이런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은 학력은 있어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의지도, 실력도 부족하다. 이런 상태를 그대로 두고서는 기업이 존재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마냥 직원들을 새로 뽑아 다시 교육을 시킬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p.81).

길은 없을까? 자기계발서의 그런 대답 말고 말이다. ‘이기는 습관’ 말고 ‘이기는 디테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의 대답은 ‘컨셉력’이다. “컨셉력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편집을 잘 하는 힘이다. (……) 편집이란 “일정한 방침하에서 정보와 다양한 소재를 모으고 정보와 정보, 물건과 물건의 관계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짜 맞춤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소재를 조합해서 각각의 소재의 가치를 끌어내면서, 그 조합을 통해 더욱 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소재는 가끔 정보이고, 물건이고, 사람의 기회”인 것이다. ; 편집은 소재의 수집, 소재의 조합, 새로운 가치의 창조 이렇게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p.140).

변해가는 환경을 읽어내는 힘, 그리고 거기에 맞춰 대응하는 힘. 이것과 스펙경쟁은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된다. 사실 20대에 대해서 ’20대 개새끼론’의 담론을 주도할 때 때려맞고 ‘화’만 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을 ‘상대화’시키고 나름의 전략’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한기호의 솔루션은 도움이 된다.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사는지 끊임없이 읽어내야 한다.

20대의 불안의 구조를 읽었는가

하지만 그의 태도 역시 20대의 ‘불안’의 구조를 읽어내지 못할 것만 같다. 끊임없이 경쟁이라는 상황이 주어지고 그것이 끝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지는 불안함은 기술적인 방법들이 해결해주지 못한다. 일단 ‘안도감’이 좀 필요하고 대안의 공간들을 만들든, 주든지간에 일단 쫄아있는 마음에 대한 해결을 해야만 한다. 거기에는 ‘신자유주의적 몸’을 만들어내는 구조적 모순이 있고, 동시에 그것을 완화시키지 못하는 ‘정치’의 문제가 같이 존재한다.

우석훈이 <88만원 세대>를 써놓고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에다가 “쫄지마”라고 썼지만, 다시금 오그라드는 20대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듯이 말이다. 우석훈은 롤모델을 던져서 그들을 끌어오는 전략이 실패한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것은 ‘잘난’ 20대, 책의 대상이었던 연세대 학생들에게는 그리고 어느 정도 ‘스펙과 교양의 엣지’에 있는 이들에게는 좀 안 통할 것 같지만(“너 그렇게 잘났어?”라고 묻는) 그 밖의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 그리고 그 롤모델 전략으로 돌파하는 20대들이 임계치를 넘어서면(이들의 대응의 솔루션이 각개약진은 아닐 것이다) 좀 다른 상황들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롤모델이 50대 한기호인지에 대해서 확신을 못하겠다. 그가 던지는 ‘컨셉력’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기호의 새로운 미디어와 출판 시장에서의 전략이라는 것이 20대에겐 어떤 의미일까. 그의 전략은 물론 판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지만 20대를 정확하게 읽는 것과는 좀 다른 문제일테니까 말이다. 20대는 따라서 자신의 프레임으로 한기호의 ‘컨셉력’을 벗겨내고 다시 구성해야 한다.

‘불안의 구조’ 바깥으로 발랄하게 치고 나갈 수 있는 집단들의 탄생. 무엇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같이 갈 수 있나. 좋은 기술을 배우지만 동시에 내 몸을 체취하고 절단하려는 신자유주의적 구조를 볼 수 밖에 없는 나는 또 다른 생각들의 실마리를 찾으러 떠날 수밖에 없다.

오늘 <A title=”[http://wallflower.egloos.com/1963442]로 이동합니다.” href=”http://wallflower.egloos.com/1963442” target=_blank>이택광이 쓴 글</A>을 읽다가 생각하는데 오히려 어떤 ‘양서’와 전략적 읽기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읽어내는 능동성이라는 말. 그것이 정치적 행위로 어떻게 바뀌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DIV class=ttbReview>





<TD style="VERTICAL-ALIGN: top" align=left><A class=aladdin_title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700879&ttbkey=ttbpanic822253001&COPYPaper=1">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A> – <IMG border=0 alt=8점 src="http://image.aladdin.co.kr/img/common/star_s8.gif">
한기호 지음/다산초당(다산북스)</TD>
<IMG border=0 al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cover/8963700879_1.jpg">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