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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논문 계획 – 남성의 군대 경험의 재구성, 문화예술 페다고지
출간계획과 별도로 대학원을 다니니까 기말고사 기간에 학부생들이 시험을 볼 때 나는 글을 써야한다. 내가 수강하는 과목은 <문화예술의 사회학="">, <젠더연구입문>, <한국의 문화연구="">이다. 그런데 대학원을 다니는 사람들은 좀 알겠지만 3과목을 들으면서 3가지를 전혀 다른 주제로 엮으면 엿을 먹기 일쑤이다. 일단 시간이 없다. 수준이 떨어짐은 문제이고 그 3가지 다른 주제를 쓰다보면 일단 자기가 왜 대학원에 왔는지에 대해서 질문하게 된다. 도대체 뭘 공부하려 왔는지에 대해서 혼선이 오기 시작한다. 나중엔 그냥 하얀건 ‘한글2007’의 백지 화면이고 글자가 새겨질 계획이 없는 걸 발견하고 만다. 필패의 시나리오다. 길이 없다.한국의>젠더연구입문>문화예술의>
그걸 알기 때문에 결국 전술적으로 좁혀서 사고하는 게 생존의 지름길이다. 이번에 나는 성격이 좀 다른 수업 하나를 듣고 있기 때문에 크게는 2개의 주제를 가지고 논문을 쓰기로 했다.
- 남성의 군대 경험의 재구성 : <젠더연구입문>, <한국의 문화연구="">한국의>젠더연구입문>
먼저 <젠더연구입문>수업은 페미니즘의 이론들과 젠더적 관점에서 한국사회를 재구성하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수업을 들으면서 조금 불편하거나 답답했던 것은 여성주의 이론들이 전제하는 ‘남성’이 늘 단일한 모습으로 ‘가부장의 화신’으로 재현되는 경향들이 있다는 것이다. tvN의 <롤러코스터></a>의 맨 앞 코너 ‘남녀탐구생활’의 명제를 좀 떠올려 볼 필요가 있겠다.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도 남자 몰라요. 사소한 거 하나부터 너무나 다른 남녀 생활을 심층적으로 탐구해보는 남녀 탐구생활”이 정말 필요한 거 아닌가. 일단 남성들은 여성들에 관심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순전히 ‘섹슈얼리티’의 관점일 때가 많다. 일터에서 남성들은 여성들을 ‘섹슈얼리티’의 ‘대상’으로 소환할 뿐 다른 분야의 여성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관심이 없다. 이미 남자가 먹고들어가는 싸움이다. 배제와 포섭의 매커니즘은 구조적으로 확립되어있다. “안으로 배제”시켜 ‘헐벗은 신체'(sacred body)를 만들 따름이라는 아감벤의 말이 맞다.</p>롤러코스터>젠더연구입문>
그런데 여성주의자들은 어떨까. 남성에 대해 잘 알까? 좀 아닌 것 같다. 일단 남성적 서사로 재현되는 남자에 대해 경계하다보니 그 결들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에 실패할 때가 좀 있는 것 같다. 하나 하나 다 거슬릴 때에도 좀 그 결을 더 명확하게 볼 필요가 있는데 분석하다 상처 받는 순간들도 있는 것 같다. 이게 문제는 아닌데 어쨌거나 좀 어려운 상황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다보니 남성은 종종 스테레오타입의 가부장제의 ‘화신’이 되고 말 때가 많다. 물론 아닌 여성주의자가 더 많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러한 상황에서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군대’가 좀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좀 자료를 뒤져봤다. 역시. 군대에 대해서 페미니즘이 제기하는 담론도 그 결계에 갖혀있는 것이다. 아, 이거다. 물었다. “군대가 좋았어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남자들, 사실 남자들끼리는 종종 등장한다. 그들을 갖고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였다. “남성 군대 경험의 재구성”. 옛날처럼 미련하게 군대에서 “뺑이까다” 나오는 것에 대해서 남자들은 좀 달리 보는 것 같다. 그 이야기를 해보면 되겠다.
조한의 <한국의 문화연구="">에도 그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사실 군대에 대한 아이디어는 또 다른 한 편에서 조한 방 모임에서 내가 이야기를 하다가 꺼낸 것이었는데. 여기에서의 맥락은 신자유주의적 통치술과 엮여있었다. 하도 아이들이 무기력하게 되니까 군대가서 오히려 ‘활력’을 받게되는 경우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제대 한 지 얼마 안되어 생생한 내게 딱 걸리는 감이 있었다. 군대에서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자격증 날짜와 토익/토플/텝스 날짜에 맞춰서 휴가를 내던 병사들이 떠올랐다. </p>
물론 이들의 경험이 보편적이진 않지만 이들은 분명 군대를 다른 방식으로 경험했다. 그리고 그러한 담론들이 이제 군대 내의 병사사회에서도 팽배하게 돌기 시작했다. 예전에 군대를 다녀온 이들은 “빠져서 그래”라고 말한다. 맞다. “빠져서(군기가 빠져서)” 군기가 들 계획이 없어서 입대한 병사들은 군대에서 어떻게든 자기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쓰기 시작했다. 퇴근하자마자 도서관에 자리를 맡으러 가는 병사들이 떠올랐다. 바로 이거다. 자기계발의 전략들이 이제 군대에도 등장하기 시작한 거다.
그래서 군대 이야기를 하면서 ‘군대 경험의 재구성’을 통해 페미니스트들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 ‘다른 예비역’들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하고, 신자유주의적인 맥락들이 어떻게 이들과 관계맺음 하는 가를 보기로 했다. 재미있는 주제가 될 것 같다. 잘 되면. 또 뭔가 할 수 있겠지.
이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하려면 Field Study와 질적 연구Qualitive Research를 해야한다. 문제는 질적 연구를 해 본적이 없다는 거다. 그런데 2학기에 입학했으니 할 수 없지. 그냥 뚫고 가보기로 했다. 인터뷰 연습이 충분히 되지 않을까. 양적 연구Quantative Research에서 열받던 ‘조작’의 순간들을 넘어서는 것 얼마나 즐겁나. 어차피 방법론적 도구들은 많이 아는 것이 좋다.
2. 문화 예술 페다고지 : <문화예술의 사회학=""> </p>
예전부터 말하던 내 전제가 있었다. 문화예술의 경험들을 어렸을 때부터 한 사람들의 가능성에 대해 말이다. 예술 작품도 봤으니까 좀 더 잘 이해하는 거고, 문화적 체험의 누적들은 전혀 다른 주체들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들의 경제자본의 결손(deficit)이 문화자본의 형성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내 기본적인 인식이다. 이 바깥을 보여주고 싶다. 돈이 없어도 문화적으로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시도들을 보여주고 싶다. 여기서 공공public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누군가 말하는 그런 거대한 공공이 아니라, 지자체 수준의 잘 연계된 공공서비스를 말하는 것이다. 도서관이나 문화프로그램. 그리고 그러한 프로그램들이 가장 문화예술에서 배제되어있는 이들에게 공급되어야 함을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연세대학교 대학원 문화학협동과정과 서울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관찰하고 그 보고서를 내기로 했다. 밑의 웹자보에는 2학기 프로그램이 없는데. 어쨌거나 이번 2학기에는 <연극놀이> 프로그램이 4주간 진행되게 되었다. 오늘 처음 갔고 이제 앞으로 몇 번 더 가게 될 것인데. 거기에는 ‘관리가 필요한 중학생 아이’ 50명이 학교에서 ‘선발’되여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아이들과 어떤 ‘우정과 환대의 공간’을 만들 것인가. 오늘 하루 종일 정신없어 죽는 줄 알았다. 폴 윌리스의 <학교와 계급="" 재생산="">의 여성버전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역시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순간들이었다. 내가 배울 것이 더 많을 시간이 될 것 같다. </p>
3. 이 모든 것은 기록되어야 한다.
순간순간 생각나는 것들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은데, 좀 정신없이 바쁘다는 핑계로 못하고 있었던 건데. 이제 좀 생각날 때마다 습작이라도 써야겠다는 생각들이고 그 생각들을 잘 모아서 정련하는 게 글쓴이의 작업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요즘 어쨌거나 너무 재미있는 일들의 연속. 하지만 눈 밑에는 줄넘기를 할 만큼 다크써클이 내려오고 있다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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