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가입과 수능 성적? 차라리

‘전교조 가입↑ 수능성적↓ 논란 – YTN</p>

“전교조 가입교사 비율이 10% 증가할 경우 수능 언어영역 표준화 점수는 0.5-0.6점이 줄고 백분위 점수로는 1.1-1.3점 감소하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수능 외국어 영역의 경우도 표준화 점수는 1.1 -1.3점, 백분위 점수로는 1.5-2점 감소하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담임교사 개인의 전교조 가입여부는 수능성적과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교사 개인을 통해서가 아니라 학교 경영 등 집단적인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노동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에대해 전교조는 연구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성적에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한데도 이번 조사는 일회적인 성취도 자료를 통해 전교조 가입률과 학생 성취도 간의 상관관계 만을 분석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 </td> </tr> </tbody> </table>

다음에 접속했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다.

‘집단적인 경로’라는 말은 도대체 어떤 말일까? 개개인의 가입여부와 상관관계는 없는데 말이다. 여기에서 ‘집단적인 경로’는 ‘학교 경영’이라는 힌트와 맞물려 생각할 경우 확연해지는 것 같다. 그것은 ‘개방형 이사제’에 대한 압박으로 보인다. 며칠 전 <올인코리아>의 기사가 잡힌다. 우파들의 선동과 이는 물려있다. 그들은 ‘권력 싸움’을 이미 내재하고 시비를 걸고 있다. </p>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전까지 ‘친북좌파’, ‘빨갱이’가 주요 마타도어였다면 이제 ‘매니저맘’의 시대에 도래한 최고의 담론은 “수능성적 하락”인 것 같다. 그래도 완전히 바보는 아닌게 “내신성적 하락”을 말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위의 노동연구원의 설명은 아무런 주장이 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같은 지역에 있는 몇 개 학교(물론 그 특성들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를 비교해서 시간적 추이를 놓고 전교조 가입율과 성적의 관계를 추산한다면 그것들은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연구원은 ‘일반계'(노동연구원이 미쳤나? ‘인문계’가 정확한 표현이다.) 2000명의 고교생을 샘플로 했다고 하는데 그것으로는 아무런 설명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생략된 자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증가”는 시간의 함수이니까.

그리고 최근의 수능성적이라는 것(아마 여기에서는 학력평가와 수능을 함께 말하는 것 같은데)는 사교육을 분리해서 어떠한 평가도 불가능하다. 동일 소득 수준과 동일 사교육 수준이라는 것을 전제해야하는 데 그것은 어떤 기준으로 작성되었는가?

대충 뭉게는 자료를 만든 건 아닌가? 어쨌거나. 제대로 된 원자료를 봐야 더 이야기를 할 수 있겠으나, 이러한 노동연구원과 교육과학기술부의 주장은 하나의 이데올로기적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그 주장에 대해 논파하는 것보다는 이 것들이 만들어낼 효과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전교조의 대응인데. 가장 좋은 대응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아닌 것 같다. ‘수능 성적’이라는, ‘입시’라는 지상명제의 프레임에 동의하고 계속 자신들이 “더 좋은 교사”임을 역설해 왔던 것이 ‘참교육’의 기치를 날려버렸던 것 아닐까? “노조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성장률을 담보한다”라는 민주노조의 역설이 노조원들의 ‘이중 충성'(회사와 노조에 동시 충성)을 만들고 ‘노동 해방’을 날려버렸던 것 아니었나. 마찬가지로 입시와 참교육에 대한 ‘이중 충성’ 덕택에 아무런 교육의 변화가 안 일어나고 더 악화되는 건 아닐까?

전교조의 대응을 보면서 ‘덫’을 떠올리게 된다. 그 ‘덫’에서 빠져나오기 전에 전교조의 고립은 불가피하다.

이는 ‘신자유주의 통치술’ 앞에서의 기존 근대적 노/사 관계, 이념관계가 어떤 식으로 재편되는 지를 잘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