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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생물학으로 쓰인 연애 심리서 – 앨런 피즈 외,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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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 ![]() 앨런 피즈 외 지음, 이종인 옮김/가야넷 |
제목에 끌렸다. 언젠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어보면 된다.
사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에서 나오는 지침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다. 남녀의 ‘성차’는 분명 존재하고 그게 단순한 ‘젠더위계’로만 형성되는 문제는 아니다. ‘생물학적인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다. 분명 인정한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책은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그리고 뇌의 발전에 있어 남성 호르몬의 양의 문제로 남녀의 성차를 설명하려 한다. 유사 생물학(Pseudo Biology)이다. 본인들이 말하는 ‘사회 생물학’이 과연 바바라 피즈와 앨런 피즈의 주장을 얼마나 인정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
남자는 여자의 말에 늘 결론을 내리려하고 잘 들으려 하지 않고, 한 번에 한 가지 일 밖에 못 한다. TV를 보다가 애인이 부르는 말에 “응, 아니” 밖에 대답할 줄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상호간에 마찰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 지에 이 책이 집중했다면 오히려 좋은 책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자꾸 ‘유전자 결정론’으로 간다는 경향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과학이었다면 충분한 데이터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대중서라 할 지라도 이 방법인 지는 잘 모르겠다.
게다가 ‘여성 직군’과 ‘남성 직군’에 대한 ‘신체적 차이’를 넘어서 어느 순간 호르몬으로 뇌까지 진단하는 태도들을 보고 있으면 좀 황당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여자는 한 번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대화의 목적이 답을 내려는 것보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하기 위해서일 때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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