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늠, 난장(2006년 글)

잘 들어가보지도 않던 싸이에 갑자기 꽂혀서 예전 글을 뒤지다가 하나를 발견했다. 여전히 난 이렇게 생각하고 움직인다.




<FONT size=3>더늠(=adlib).</FONT>

정해진 레퍼토리가 지겨웠을 무렵, 어느새 노래를 부르던 소리꾼 하나는 흥에 겨워, 자신이 만날 읊조리던 그 노래를 불러본다. 거기에는 어떤 룰 따위는 필요 없었다. 어떤 놈이 어떤 부분을 더늠으로 하던지는 상관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 나름의 리듬에서 나오는 에너지이다. 머릿속의 판타지와 몸의 리듬이 만나는 순간, 그것은 더늠이 된다. 그리고 이미 그 소리꾼을 춤을 추기시작한다.

관객과 소리꾼은 이미 에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저잣거리 바닥에 앉아있던 행인들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제 더 이상, 관객과 소리꾼의 차이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니, 굳이 따지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곳은 난장판이 된다. 광대와 관객이 불분명해지고 섞여 버리는 그곳. <FONT size=3>난장</FONT>이 벌어지는 난장판이 된다.

<FONT size=3>정치학.</FONT>

언제나 신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무서웠던 홉스는, 신으로부터 이탈해 있는 나라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살아 움직이는 나라라고 이야기하면서, 국가가 없으면 다 뒈진다고 공갈을 친다(썅놈새끼). 그래서 자신들의 이기적 속성을 떠난 합리적이고 공정한 국가가 있어야만 모두가 발 쭉 뻗고 잔다고 협박을 해대었다.

덕분에 우리는 정치를 그 합리적인 국가에 대한 학문으로 배워버리기 시작했다. 정치의 문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들을 지배하려드는 “지배-기계”의 문제로 환원되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정치에서 소외되어버렸다.

그리고 우리 나름의 에너지는 모두 현명하고 공평한 국가에게 줘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우리는 나름의 에너지를 모두 제발로 버리기 시작했다.

<FONT size=3 face=돋움 ;>모두에게 공평한 국가는 모두의 역동성을 덕분에 죽여버리고 말았다. 모든 것을 하나의 장으로 모으려면 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다시 난장을 시작해야한다</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