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간담회 @ 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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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과의 간담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거기에 왜 갔냐는 말로 이러쿵 저러쿵 주위의 친구들에게 말을 들을 것 같았는데, 막상 가기 전에 물어보고 다녀와서 다녀왔다 하니 별 말들이 없다.

2011년 5월 6일. 저녁 6시. 1차 장소는 홍대 주차장 거리에 있는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이었다. 난 기본적으로 ‘어머니’라는 호칭과 ‘아버지’라는 호칭을 잘 쓰지 않고 싫어하는데, 그건 곧 바로 뭔가 ‘존칭’이 주는 위계감이 싫어서이다. ‘엄마가 차려주는 식탁’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 뭐 그거야… 분명 어디엔가 <엄마 xxxx="" 식탁="">이라는 밥집이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사람들은 그리 일찍 오지 않았다. 나야 연대에서 출발하여 15분 만에 도착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니까. 비도 오고 추적추적하니 으슬으슬하고 배가 고파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2층에 자리가 세팅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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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은 정갈하게 세팅되어 있었고, 음식은 밑에 보이겠지만 엄청나게 푸짐하게 나왔다. 엄마라면 아이에게 절대 이 만큼 많이 아이에게 먹이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뭐 정찬이 나왔다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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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는 밥을 먹으면서 진행되었다. 맥주가 곁들여진 밥상이었다. 정병국 장관은 10분이 조금 지나자 도착했던 것 같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그 시간 5분 전부터 모이기 시작하였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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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한 명 한 명 장관에게 질문을 하면, 장관이 그에 대해서 대답을 하고 사이사이 반론을 하거나 재질문을 했을 때 장관이 응답을 하는 방식이었다. 질문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나왔다. 예컨대 레이싱 카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전국적으로 레이싱 연습을 할 수 있는 저변을 만들 수 있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생각보다는 해박한 장관의 답변이 나왔다. 질문 중에는 ‘ASAP’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고 그것들에 대해서는 곧 바로 시정지시하겠다고 했다. 예를 들면 맛집 지도에서 잘못 된 부분들이 그랬다.

전임 유인촌 장관이 워낙 ‘진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정병국 장관은 대체로 들으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어느 정도 수용될 지에 대해서는 일단 그렇다 치더라도.

질문은 특별한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것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흘러흘러 갔고. 좀 ‘정치적’ 쟁점이 될 만 한 것은 SNS에서 제작된 것들에 대한 저작권 문제 정도였고. 그에 대해 질문한 명승은 대표와 정병국 장관의 대화가 좀 흥미로웠다. 뭐 쟁점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긴 하지만 나로서는 기본적으로 SNS에서 창작되는 것들에 대해서 ‘CCL’ 방식으로 하고, 공식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창작물은 좀 다른 방식의 장치들을 통해서 보호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원론적인 생각인데.. (이런 말 잘못 하면 민노씨에게 털릴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정보를 열람하는 것은 무료로.. 그것을 긁어가는 것 등에 대해서는 약간의 장치를 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창작자가 매번 검열할 수는 없는 게 한계이겠지만…

어쨌거나 내 질문은 최고은 사태로 대표되는 ‘문화 생산자’들에 대한 공적 보호를 문화체육관광부가 할 의향이 있는 가였다. 가장 적절한 방식의 보호가 바로 중앙 정부 보다는 지자체 정도의 보호일 것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어쨌거나 정병국 장관은 그에 대해 유럽이나 일본 같은 경우에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방식은 별로 없고, 대부분 사회적 기업 등을 통해서 법인/재단을 통해서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술인 복지법’을 발의하겠다고 주장했는데(관련 링크1, 관련 링크2) 아직 문화부의 구체적인 정책 기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일단 상정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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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번대로 간담회가 돌아가다보니 좀 드라이한 감이 있었으나 대체로 밥 먹는 자리에서의 이야기는 그런 대로 ‘성실한’ 답변과 함께 진행되었다.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 ‘대중예술 전용관’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잠깐 정병국 장관이 혼동한 것 외에는 나름 구체적으로 대답하려 한 감이 있다. (생각해보니 그건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단련된 것 같기도 하다.)

식사 자리가 끝나고 홍대 클럽 打에 가서 4팀의 공연을 봤다.

‘와이낫’의 공연이 가장 즐거웠다. 원래 내가 Funky한 사운드 자체를 좋아하니까.. 공연이 끝나고 나는 집으로 알싸하게 맥주에 취해 돌아갔다. 뒤의 인디아티스트들과의 대화가 있었다고 하는 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을라나? 한 팀 한 팀 끝나면 옆에 앉아 있었던 ‘레이싱 오덕’ 친구와 담배를 피웠는데.. 29살로 도무지 보이지 않는 그 친구와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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