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사회학자의 군대 사회학 – 온만금, 군대 사회학(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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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사회학 – 4점
온만금 외 지음/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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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애초에 사관학교 안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학자가 쓴 군대사회학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바깥 세상에 대한 촉은 경영담론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감이 없는 편이다. 그리고 책은 비문과 오타로 점철되어 있으며 특별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을 받지 않는 이유는 군대에 대한 연구자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달리 이야기를 하자면 호랑이가 없는 곳에서는 여우가 왕노릇한다.

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무래도 모두다 알다시피 한국군이 ‘비밀주의’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해서 몇 가지 진상을 파악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두 가지 경로에 의해서 차단당하곤 한다. 일단 국회 국방위원회가 3선 이상 의원들의 ‘쉬는 곳’이라 특별히 문제제기를 안 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17대 국회에서 임종인 의원이 날아다녔으나 그는 곧 위원회를 옮겨야 했다. 두 번째 이유로 실제 보도되거나 공표되는 자료 자체가 ‘가라’일 확률이 높다. 현장의 목소리라기보다는 ‘페이퍼워크'(문서작업)으로 만들어진 것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난점들 때문에 사관학교나 국방대학교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학자들의 정보는 곧 바로  ‘고급정보’로 분류되며 아무런 견제를 못한다. 나름 권위있다는 사회학회나 정치학회에서 ‘군대’ 관련 발표가 있으면 그냥 “잘 모르니까 저 선생 말이 맞겠지”라는 식으로 손쉽게 넘어가곤 한다. (그걸 나는 참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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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구닥다리 정보’로 점철되어 있고, 네오콘 이데올로기에 젖어버린 하이테크 전쟁에 대한 환상으로 난무되어 있으며, 군 인사와 관련해서는 육군의 ‘자군 이기주의’가 약간, 그리고 ‘장교’에만 관심을 갖는 문제… 여러가지 다 지적할 수 있겠으나.. 학술지에 내는 서평논문이 아니기 때문에 이쯤 접는 게 좋을 것 같다.

‘교과서’로서의 ‘군대사회학’에 가장 가까운 건 그나마 홍두승의 ‘한국군의 사회학’ 정도인 것 같다. 온만금이 조금만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경험연구’를 했다면 그나마 괜찮은 책이 되었겠지만 그마저 하지 않고 ‘안락의자 사회학자’를 자처했기 때문에 이 책은 영 허당이다. 그리고 그가 밖에서 내뿜는 ‘강경발언’ 등을 보면 그가 책에서 보여주었던 ‘개혁적’ 제스처 역시 립서비스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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