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의 여직원에 대해서 떠오르는 것들만 정리해 보자면..

다른 용도로 쓴 글이지만, 제목에 부합하는 것 같아서 포스팅한다.

요새는 여성주의에 대해서 떠올릴 때는 ‘일과 조직’만 생각하게 된다. ‘일과 조직’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상위직 포션에서 유리천장의 생김새, 무기계약직-비정규직 미혼/기혼 여성들 각각에 대한 포지셔닝, 기혼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한 조직내 담론, 퇴근 후 육아에 대한 사내커플의 분업에 대한 세대내 인식차 이런 거들이 주요하게 보이는 쟁점인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남초 직장인데다 ‘조혼’일 정도로 빨리 결혼하고, [현대가족이야기]에 나오듯 다 엇비슷하게 사는 ‘평등주의’가 특징인게 산업도시겠지만.

실제로는 협력사 직원이 과반수인데다가, 옛날 같은 결혼 규범에 대해 저항하며 ‘싱글턴’이 된 채 버티는 인구가 늘어나서 사무직들 내 세대간 문화차이는 점점 간극이 늘어나거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고, 기혼자의 경우도 ‘남성 생계부양자male breadwinner’의 패러다임 시절의 시니어들과는 전혀 다른 결혼생활을 기획하고 사는 주니어들 덕택에 세대간 갈등도 있는 것은 주지해야 할 바다.

다시 돌아와 공채여성 숫자에 늘 주목하는데, 대충 5년 전부터 공채직원 중 여성 비율이 확 준 것 같고(드라마 미생에서 인턴 중 여자가 안영이 하나인 것처럼, 대체적인 제조업 위주 대기업 분위기는 늘 그랬고), 이와 병렬적으로 문과 출신들 안 뽑기 시작한 게 요 2-3년새 추세. 문과 채용이 주니 당연히 여성 채용이 줄고, 또한 그냥 여성 채용 자체에 대해서 강제하지 않으니 숫자가 주는 경향이 함께 상승효과가 난다. (대졸 기준 30대 초반에 여성이 임금 40% 정도 손해) 기혼여성의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니 공채여성 숫자가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무기계약직이나 기간계약의 증가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부분은 데이터를 봐야 한다.)

한 편 일터 안에서 여성에 대해 대등한 ‘동료’로서의 누군가가 아닌 늘 ‘필터’ 하나는 꽂고 보는 (그/녀의) 시선(이건 문화적이고)은 여전히 공격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커피를 타라고 시키는 조직장들에 대한 불만이 사내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었다. 처음에는 ‘K저씨’ 차부장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반발이 예상되었으나, 의외로 잠잠하게 여성들의 편을 드는 방식으로 논쟁은 정리되었다.

여성 공채는 실제 진급에도 영향을 받는데, 여전히 매우 소수이기 때문에 주니어급에서는 ‘토큰’ 대접. 점차 T/O가 줄어드는 시니어(차장급 이상) 동기들간의 진급상황 자체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이 적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인사팀에서 여직원 준다고 하면 조직장들이 절레절레 하는 건 여전한 게 사실이고. ‘일 잘하고 치고나가는 직원’으로서의 여성은 ‘여성직무’로 분류되는 몇 곳에서 아주 드물게 관찰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 그녀들은 엄청난 분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