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 기고] 죽음 부른 ‘올드보이식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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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신문에 이번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서 글을 투고하였는데, 오늘자(2011년 7월 7일) 지면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사실 약간 ‘본론’이 약한 감이 있는데. 그건 찬찬히 기회가 되면 하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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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19일 ‘김 일병’ 사건 이후 6년 만이다. 7월4일 강화도 해병대 해안초소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4명이 죽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2004년 이후 2010년까지 총 884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평균 3일에 1명꼴이다.

지난6월15일에는 톱스타 현빈이 복무하는 백령도 해병대 부대의 이모 상병이 머리에 관통상을 입고 숨졌다. 5월30일에는 전방 GOP 초소 바깥에서 경계 근무를 하던 최모 이병이 자살을 했다. 4월24일에는 뇌수막염을 앓던 육군 훈련소의 노모 훈련병이 사망하고, 같은 달 27일에는 육군 7사단 공병대대의 김모 일병이 돌연사 했다. 2월에 육군 훈련소에서는 정모 훈련병이 중이염을 호소했으나 훈련소 측이 외부 진료를 허가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동안 사라졌다던 가혹행위가 속출한다. 2005년에도 ‘알몸신고식’으로 물의를 빚었던 강원경찰청 307부대에서는 올 초에도 6명의 이경이 탈영했다. 조사결과 구타와 갖가지 가혹행위가 드러났다. 얼마 전엔 2010년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의경이 선임들에게 구타당한 사실도 밝혀졌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p>

 </span>“요새 군인들이 빠져서.” 매우 익숙한 말이다. ‘예비군 아저씨’들의 시쳇말이 2008년부터 국방부의 화법이 됐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약군 정책’이 군기를 망쳐놨다고 소리소리 질렀다. 그가 꺼낸 표어는 “Fight Tonight(오늘 밤 싸워라)!”이었다. 이는 태평양 전쟁 당시 ‘황군’의 표어를 연상시켰다. </p>

</span>완벽한 퇴행이었다. 갑자기 부대가 어수선해졌다. 표어에 걸맞은 ‘군기’를 보여주자고 난리가 났다. 결론은 ‘약군 정책’을 폐지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병사들 간의 자율점호를 없애고, 그나마 팀워크 혹은 사기를 증진시키던 ‘체육의 날’을 주말로 돌려 버렸다. ‘군복 입은 시민’이라는 말도 이명박 정부 들어 사라졌다.</p>

</span>2010년 김태영 장관이 취임하고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이 벌어지자 본격적인 ‘푸닥거리’가 벌어졌다. 김 장관은 ‘전투형 부대’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투형’이라는 말 자체부터 모호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정작 ‘전투형’ 부대로의 재편은 확인할 수가 없고, 기껏해야 등장하는 것은 연평도 해병의 용맹무쌍함뿐이었다. 그리고 톱스타 현빈의 해병대 입대 홍보전이 전부였다. </p>

</span>군기는 팍팍해졌지만,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휴가·외출·외박은 ‘지휘관 재량’으로 간부가 은혜를 베푸는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 2005년부터 진행되었던 ‘병영문화개선’은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군경 감독관’ 제도도 유야무야 돼 인권단체 등의 현장 답사는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p>

</span>지금의 병영에서 벌어지는 억울한 죽음과 황당한 죽음은 모두 이렇게 4년간 지속되고 있는 퇴행적인 ‘강한 군대’ 만들기, 병사들을 다시금 ‘사람’이 아닌 ‘군인’으로 만들려는 국방부의 ‘작전’이 성공한 결과이다. ‘올드보이들’의 1970년대 육군·해병대판 강한 군대는 미래에 ‘잉여’가 될까 불안하고, 개인주의의 몸과 마음을 가진 20대 초중반의 남자들과 어떻게 교감할지에 대해 아무런 감각이 없다. 1970년대 ‘빡센 군대’는 그나마 국가자격증제도 등으로 밥벌이를 해결해주었지만, 지금 군대는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군기 잡는다고 찍어 누르고, 제대할 때 ‘군가산점’만 준다고 하면 다 되는 줄 알고 4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남는 건 죽음으로 말하는 병사들의 원통함과 억울함뿐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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