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여행기 ③ – 최명희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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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ubmania.dothome.co.kr/wp-content/uploads/1/nk8.mp3" Acoustic Alchemy - 09 The Alchemist.mp3 />nk8.mp3</a>


9일 아침, 전날 마신 막걸리의 숙취에 지끈지끈한 머리를 이끌고, 한옥마을로 향했다. 마침 주차한 곳이 최명희 문학관 앞이었고, <혼불>을 추억하는 나와 동네친구는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다.</p>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전주 한옥마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간판의 ‘캘리그래피’이다. 서예가의 혼이 서려있는 글씨들을 보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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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최명희가 손으로 쓴 문구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1998년 50대 초반의 나이로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갑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가버린 <혼불>의 작가 최명희. 문학관에는 그녀의 삶의 결을 보여준다. 전라북도의 향토어를 ‘국어사전’에 등재시켰던 그녀. 그리고 국어사전을 ‘시집’처럼 읽었던 그녀. </p>


“아주 느릿느릿 현란하고 화려한 글씨의 호사”라는 최명희의 작품의 빛 덕택인지 그녀를 찾아온 사람들의 손으로 쓴 글씨들의 선물들이 보인다.

손으로 쓴 글씨가 뭔지에 대해서 아직 잘 몰라도, 그 따뜻함. 그리고 다듬이질을 하는 엄마의 소리처럼 정갈하고 성실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그녀의 작품들을 보고, 또 그녀의 어린 시절 썼다던 입선작들을 보면서 놀란다.


“난 초등학교 때, 그리고 10대 내내 뭘 하고 있었지?”라는 생각도 해보고. 그녀의 꼼꼼하게 쓰여진 수필의 문장들을 읽어본다. <FONT color=#840000>언제나 사람이 활자로 된 무언가를 읽고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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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초상을 한참 바라보다가, 멋스럽지만 어딘가 고집스럽게 생긴 그녀 모습에 그녀와 말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녀에게 남길 한 마디를 썼다다. 대청마루에서 바라본 사무실의 모습이 ‘단아함’을 설명해 주는 듯하다.


밖으로 걸어나온다.
가을바람의 차가움이 우습게 느껴졌다.

여행 내내 그런 생각들을 했는데, “이런 문학의 향취를, 손으로 눌러쓴 글씨의 질감을, 그리고 고향집 앞 언덕에서 바라본 갈대숲이 흔들리는 바람결이 주는 가슴의 흔들어댐을 아는 사람이,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 과연 천박한 도시의 주상복합아파트를 꿈꾸고, 골프와 룸살롱의 여급을 생각할 수 있을까?” </p>

<FONT color=#c8056a>최명희의 집에 들어선 순간, 그리고 나왔을 때. 나는 이미 그걸 ‘잡놈들의 짓’이라고 결론 지어버렸다.
농촌을 ‘아직 개발되지 않은 빈 땅’으로, 농민을 ‘아직 죽지 않은 노인네’로 여기고, 뭐든 ‘크면 장땡’이라고 여기는 놈들, 잡놈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단아한’ 그녀의 연필이 탐욕으로 얽혀서 더럽게 덕지덕지 붙어있는 욕망의 이 세상을 찔러버릴 수 있다 생각했다. 아니 그 ‘단아한’ 연필 끝에 찔린 내가 그런 괴물을 해체하는 데에서 발을 빼서는 안되겠다 생각했다.</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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